물류업체 “자! 이제 신나게 달려볼까∧∧”

  • 입력 2005년 9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오랫동안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육상 물류업체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선봉장은 한솔CSN. 이달 초 삼성광주전자의 생산제품 포장과 수송을 전담하는 계약을 따낸 뒤 열흘 동안 주가가 30% 가까이 올랐다.

수송 계약을 따낸 물류업체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오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물류업체의 주가 상승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것.

내년 ‘종합물류업법’ 시행을 앞두고 물류시장 확대와 관련 업체들의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대한통운과 한진은 GM대우와 연간 300억 원 규모의 창고 운영 계약을 했다. 삼성광주전자와 한솔CSN의 계약 규모도 연간 600억∼700억 원에 이른다.

○ 육상 물류, “대형 회사 위주로 정리”

종합물류업법은 생산업체의 물류비를 줄이고 국내 물류산업의 성장을 위해 지난해 마련됐다. 규모가 크고 서비스가 다양한 물류업체를 종합물류기업으로 인증하는 내용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전체 물류비의 70% 이상을 종합물류기업에 위탁하는 생산업체는 3년 동안 물류비의 약 2%를 법인세에서 공제받는다. 직접 또는 자회사를 통해 제품을 보관하고 운반하는 것보다 물류회사에 맡길 때 비용을 더 줄일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생산업체가 삼성광주전자처럼 물류 운영을 전문 업체에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국적인 물류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대형 업체의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태형 연구원은 “업체 규모가 종합물류기업의 중요한 선정 기준이기 때문에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활발한 인수합병(M&A)이 일어날 것”이라며 “대한통운과 한진 등 자산가치가 높은 대형 업체들의 주가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 중소형 업체, “희망은 있다”

중소형 물류업체의 주가 전망 역시 어둡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M&A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데다 어찌됐건 법이 시행되면 물류시장 전체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

한국투자증권 윤희도 연구원은 “법 시행으로 57조 원이 넘는 새로운 시장이 개척될 것”이라며 “규모는 작아도 오랜 경영 노하우를 갖고 있는 한솔CSN, 세방기업, 동방 등도 상당한 실적 개선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화증권 고민제 연구원도 “혼자서는 어렵겠지만 여러 중소기업이 전략적 제휴를 하면 종합물류기업으로 지정될 수도 있다”며 “종합물류업법 시행으로 오랫동안 저평가됐던 중소형 운송업체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