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시대 개막…전문가가 추천하는 ‘세대별 전략’

  • 입력 2005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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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나이와 사정에 맞게 재테크 전략을 정하고 펀드에 가입하라.’ 7월 말 현재 펀드계좌는 709만 개.

전국적으로 한 집 걸러 펀드계좌를 갖고 있는 간접투자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하지만 구체적인 목표 없이 무턱대고 펀드에 가입하는 이른바 ‘묻지 마 투자자’가 아직도 적지 않다.》

시중에 나와 있는 펀드는 다양하다. 매월 일정 금액을 넣는 적립식 펀드와 한꺼번에 투자 원금을 납입하는 거치식 펀드, 은행 금리보다 1∼2%포인트 높고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채권형 펀드와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위험이 큰 주식형 펀드 등이 있다.

본보 취재팀은 간접투자시대를 맞아 20∼60대 연령층에 적합한 투자 전략과 가입할 만한 펀드에 대한 조언을 증권사와 은행의 자산운용 전문가 7명에게 들어봤다.

○ 20, 30대, 펀드에 ‘다걸기’도 좋다

20대 새내기 직장인이야말로 간접투자시대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20, 30대는 20년 이상 투자할 수 있다. 대체로 주식은 장기 투자할수록 투자 위험이 줄어든다. 특히 미혼이라면 월급을 온전히 모을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상품기획부 신긍호(申肯浩) 차장은 “20대라면 매달 모을 수 있는 전 재산을 적립식 펀드에 ‘다걸기(올인)’ 해도 된다”며 과감한 투자를 권했다.

삼성증권 김선열(金先烈) FnHonors 청담지점장은 “20, 30대에 얼마를 정기적으로 투자하느냐에 따라 10년 뒤 재산 상태는 상상을 초월하는 차이가 난다”며 “소득의 50% 이상을 ‘투자’에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우리투자증권 김기환(金起煥) 상품기획팀장은 “자녀가 생겼다면 아예 자녀 이름으로 장기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20세 미만 자녀에게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는 돈은 1500만 원. 성인이 된 자녀에게는 1500만 원이 큰돈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어릴 때 1500만 원을 증여한 뒤 20년가량 복리로 불리면 거금이 된다.

○ 40, 50대, 노후를 대비하자

40, 50대는 본격적으로 노후를 대비해야 하는 시기이므로 안정성이 중요하다. 이때부터는 실패를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50대부터는 재테크에 실패하면 만회할 시간이 사실상 없으므로 ‘자산 증식’보다는 ‘안정적 운용’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

대우증권 송석준(宋錫浚) 상품개발마케팅팀장과 굿모닝신한증권 김성태(金聖泰) WM지원부장은 모두 주가지수연계증권(ELS) 투자를 권했다.

ELS는 원금 보장 확률이 높은 데다 주가 움직임에 따라 연 10%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 만기도 1∼3년 정도로 짧은 편이다.

40, 50대에게 위험이 큰 주식형 펀드는 부담스럽고 채권형 펀드 투자는 다소 한가하다는 설명이다.

이 시기는 자녀의 대학 진학이나 결혼 등으로 목돈이 자주 들어가는 만큼 만기가 너무 길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고 싶다면 고배당주 위주로 안정적 운용을 하는 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우리투자증권 김 팀장은 “40대라면 고배당 펀드, 50대라면 주식에 투자금의 10% 이하만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 60대 펀드로 생활비를

한국씨티은행 이건홍(李建홍) 압구정골드지점장은 “60대라면 생활비를 일정하게 받을 수 있는 채권형 펀드에 가입하라”고 조언했다.

연 7% 정도 수익을 분기마다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부동산 펀드나 선박 펀드 등 실물 펀드가 우선 투자대상으로 꼽힌다.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국공채나 가끔 특별판매 형식으로 나오는 금융회사 후순위 채권도 좋다.

이자로 생활하는 60대에게는 금융회사 후순위 채권이 안성맞춤이다. 은행 금리보다 2∼3%포인트 높은 금리를 매달 지급하기 때문이다.

규정에 따라 ‘원금 보장’이라는 문구를 내걸지 못할 뿐이지 이런 상품들은 사실상 원금이 보장되고 수익도 은행 이자보다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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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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