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다섯번째 기업 입주 개성공단을 가다

  • 입력 2005년 9월 8일 0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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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공단 공사현장에서는 송악산이 손에 잡힐듯 한 눈에 들어왔다.

6일 기자가 찾았을 때 야산 발파와 터 닦기 작업이 한창이었다. 총 2000만 평 규모의 개발 예정지 가운데 올해 말까지 기반시설공사가 완료될 1단계 공단조성지역(100만 평)이다.

공단 개발지는 지평선 끝자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송악산 자락까지 광활하게 이어져 있었다.

판문점에서 5km 거리에 불과한 개성공단 초입에는 15개 업체가 입주할 시범공단이 이미 운영되는 중이다.

이 곳에는 지난해 12월 주방기기 제조업체인 ㈜리빙아트(인천 서구 금곡동)가 처음 입주한데 이어 이날 인천 남동공단의 ㈜대화연료펌프가 다섯 번째로 공장 입주식을 치렀다.

연료필터 등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이 회사는 본사의 관리급 직원 8 명을 파견해 이달 초부터 생산라인을 가동했다.

개성시 인근 지역에 사는 20∼30대의 북한 주민 90여 명이 1개월간의 실습교육을 마치고 곧바로 생산현장에 투입됐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북한 직원 리찬구 씨는 “기계가 찍어낸 자동차 하체 충격 흡수기(부시)를 칼과 가위로 다듬는 정리 작업을 하는 중인데 하루 3000개 정도 처리한다”고 말했다. 북한 생산직 직원이 받는 급료는 매달 50∼60만 원선.

이 회사 개성공장의 김병규 차장은 “언어와 문화의 차이 때문에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지만 외국인 근로자보다 북한 직원의 기술력과 생산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시범공단에는 남동공단의 재영솔루텍㈜이 이달 말경 들어오는 등 공장용지를 분양받은 15개 업체가 올해 말까지 모두 입주를 완료할 예정이다.

한국토지공사는 개성공단 1단계 개발지 내 5만평 25개 필지에 대한 분양 신청을 마감하고 이달 말 적격심사를 거쳐 당첨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개성공단을 지나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경의선 철도는 연말에 개통된다. 요즘 물자수송을 위해 남쪽에서 하루 수 백 대의 화물트럭이 판문점을 넘나드는데 철도가 복원되면 물류흐름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개발사업 시행자인 현대아산㈜은 1단계 공단조성 공사를 2007년까지 마무리 지은 뒤 물류 및 금융 중심지(2단계 200만 평)와 중화학 전자분야 단지(3단계 500만 평 규모)를 건설할 계획이다.

공단과 개성시 사이의 판문읍 일대 1200만 평은 아파트 단지 등 주거지와 상업지, 관광지로 탈바꿈한다.

현대아산 개성사업단 송용권 과장은 “1단계 공단에는 다양한 업종의 노동집약적 중소기업을 주로 입주시키고 있다”며 “개성공단은 수도권과 연계한 세계적 수출기지로 조성되기 때문에 공단에 머무는 인원이 개성시(10만여 명)보다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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