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부동산 대책 이후 건설업계는 ‘벌써 겨울’

  • 입력 2005년 9월 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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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 부동산 종합대책’에 이어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 입주권을 주택으로 간주하기로 하는 등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잇따르자 주택 사업을 연기하는 건설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다음 달 초에 있을 서울시 9차 동시분양에는 당초 예상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3개 건설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또 건설 경기 상황을 보여 주는 각종 지표도 점점 악화되고 있다. 건설 경기의 선행지표로 통하는 공공 부문 건설공사 계약액, 건축 허가 면적, 주택 승인 물량 등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 9차 동시분양 단 3곳 참여

다음 달 4일 청약 접수를 시작하는 서울시 9차 동시분양에는 현대건설 굿모닝기룡건설 산호건설 등 3개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당초 10여 개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많은 업체가 재건축 재개발 관련 인허가 문제나 조합 문제 등으로 분양을 늦추면서 이들 3개 업체만 7일 해당 구청에 분양 승인을 신청했다.

이는 올해 3월 초에 있었던 2차 동시분양 이후 가장 적은 업체가 참여한 것이며 지난해 9차 동시분양 참여 업체(8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가을 분양 성수기인데도 분양 물량은 414가구에 불과하다. 2차 동시분양(124가구)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다.

청약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마포구 창전동의 ‘쌍용 스윗닷홈’, 중구 황학동 ‘롯데캐슬’ 등 대형 건설업체가 대규모 단지로 짓는 아파트들의 분양이 연기되면서 물량이 크게 줄었다.

○ 건설경기 침체 계속… 선행지수 갈수록 악화

7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7월 공공부문 건설공사 계약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8%가량 줄어든 1조9258억 원이었다.

7월 건축허가 면적(805만 m²)은 지난해 7월에 비해 무려 20% 감소했다. 건축물 착공면적(646만9000m²)과 주택 승인 물량(2만6642가구)도 전년 대비 각각 25%나 줄어들었다.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8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67.8을 나타내 기준치 100을 크게 밑돌았다. 6월(86.4) 이후 2개월째 하락하면서 올 1월(47.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대형 건설업체의 CBSI(83.3)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0 아래로 내려갔다.

CBSI가 100 미만으로 내려가면 건설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기업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건설협회 조사금융팀 김관수(金管洙) 팀장은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건설경기 경착륙이 우려되는 만큼 공공 부문의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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