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상품들 ‘저가마케팅’ 두둥실

  • 입력 2005년 9월 2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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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고급 소비 영역으로 여겨졌던 항공, 와인, 호텔업계가 저가(低價)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들을 끌고 있다.

기존 업체에 비해 서비스 수준을 약간 낮추거나 DIY(Do It Yourself·스스로 하는) 개념을 도입하는 대신 가격을 대폭 낮춰 중산층을 공략하는 틈새시장을 열고 있는 것.

와인나라가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문을 연 와인 펍 ‘와인 사랑’은 저렴하게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20, 30대 사이에서 벌써부터 입소문이 났다.

하우스와인 1병(500mL)은 8000원, 안주는 7000∼1만5000원. 지나치게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대신 카페처럼 편안한 분위기로 꾸며 서비스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와인나라 김혜주(金惠珠) 마케팅팀장은 “와인 전문기업의 노하우를 살려 저렴한 가격에도 풍부한 맛을 내는 와인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청주와 제주 간을 취항하는 국내 최초 지역항공사인 한성항공은 기존 항공사들보다 30% 정도 저렴한 운임(주중 4만5000원, 주말 5만2000원)을 내세워 취항 3일 전부터 인터넷 예약자가 몰리며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올 추석 및 개천절 연휴 항공편 예약은 이미 끝났다.

66석 규모 중소형 항공기여서 기름값이 적게 드는 데다 승객들에게 기내 음식과 신문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 9월 한 달은 취항 기념으로 기내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유료로 바뀐다.

아시아나항공도 1일부터 이달 말까지 청주와 제주를 오가는 일부 항공편의 운임을 30% 할인했다. 따라서 이 구간 아시아나의 운임은 한성항공보다 고작 80원 높게 됐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관광1급호텔인 이비스호텔도 서비스를 줄이는 대신 가격을 낮춰 평균 80∼90%대의 높은 객실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특급호텔에 비해 60% 이상 저렴한 객실 요금(주중 9만7000원, 주말 8만7000원)을 받는 이곳은 특급호텔의 도어맨, 벨맨, 발레파킹 등의 서비스를 과감히 없애고 고객이 쉽게 짐을 나를 수 있는 카트를 로비에 두었다. 객실에는 미니바 대신 자판기를 설치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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