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기업 공통점은?…텃밭 지키며 성장엔진 지속적 발굴

  • 입력 2005년 8월 12일 03시 08분


코멘트
《경쟁업체는 정체되거나 저성장하고 있는데도 빠른 속도로 ‘나홀로’ 성장을 하는 기업들의 비결은 뭘까. LG경제연구원은 11일 ‘한국 고성장 기업을 찾아서’라는 보고서에서 ‘텃밭’을 강화해 기초체력을 다지고, 성장엔진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전략을 실천하는 것을 공통점으로 꼽았다. LG경제연구원은 이런 특징을 가진 ‘한국형 고성장 기업’으로 신세계 팬택 현대모비스 호남석유화학 에스원 동국제강 대한해운 동양제철화학 등 8개 사를 선정해 분석했다.》

이들 기업은 매출총이익에서 해당 업종 평균 성장률의 두 배 이상인 기업들이다. 매출총이익은 매출액에서 원재료비 등 제조 과정에 직접 들어가는 매출원가를 뺀 것으로 기업 영업수익의 원천이 된다. ▶표 참조

보고서는 고성장 기업이 되려면 기존 사업과 비즈니스 모델의 기반이 우선 굳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신세계.

신세계는 높은 마진을 남기는 백화점과 박리다매(薄利多賣) 형태의 할인점(이마트)으로 사업이 구분되는데, 경제가 호황일 때는 백화점이, 불황일 때는 이마트가 약진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확보한 뒤에는 인접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 에스원과 팬택이 그런 기업.

에스원은 1981년 시스템 경비사업을 시작해 방범·보완 업계 1위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2001년부터는 통신보안, 스마트카드 등 디지털 보안 분야로도 진출했다.

팬택은 1991년에는 이동통신 단말기 부품 사업자였다. 그 뒤 무선호출기를 개발하더니 1998년부터 휴대전화를 주력 사업으로 삼았고 현대큐리텔 등을 인수해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 밖에 현대모비스처럼 기존 산업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성장 엔진을 발굴하는 것도 과제다. 현대모비스는 1998년 경제위기를 겪으며 탱크, 갤로퍼 등을 만들던 중장비 제조업체에서 자동차 종합부품업체로, 최근에는 모듈 전문 업체로 변신해 성공했다.

보고서는 1955년 미국 경제 전문 격주간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에 들었던 기업 가운데 1994년까지 생존한 기업은 160개, 1965년 한국에서 매출액 100대 기업 중에서 2004년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12개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장강일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는 초우량 기업일지라도 현 상태에 안주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하면 도태되고 만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