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말 부동산대책’의 힘?…전국집값 상승률 0%

  • 입력 2005년 8월 1일 03시 10분


코멘트
1월 말 이후 계속 오르던 전국의 집값이 6개월 만에 상승률 0%를 나타냈다.

올 상반기 급등세를 보였던 서울 강남 지역과 경기 성남시 분당, 용인의 집값도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이달 말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와 여름 휴가철 비수기가 맞물려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인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세청의 다주택 보유자 세무조사, 투기지역 안에서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의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 얼마나 내렸나

31일 건설교통부가 국민은행 시세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집값 상승률은 0%. 집값이 오르지 않은 것은 25주 만에 처음이다.

특히 집값 불안의 주범으로 꼽혔던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 집값은 △송파구(―0.54%) △서초구(―0.34%) △강동구(―0.27%) △강남구(―0.1%) 등이 모두 하락했다.

일반 아파트를 포함한 집값도 서초구 ―0.09%, 강남구 0.01% 등으로 약보합세를 보였다.

분당과 과천도 각각 0.1%씩 떨어졌다. 용인은 0.2% 오르는 데 그쳤다.

이들 지역은 매매가격을 기준으로 1000만∼7000만 원 정도 가격이 떨어졌다. 호가(呼價) 기준으로는 1억 원 이상 가격이 낮아진 곳도 있다. 하지만 매물이 적어 거래는 드물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35평형은 보름 만에 6500만 원 떨어진 10억2800만 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16평형도 같은 기간 1500만 원 내려 9억500만 원 선의 시세를 보였다.

강동구 둔촌동 행운공인 관계자는 “보름 전 5억7000만 원 선이던 둔촌주공 18평형의 호가가 1000만∼2000만 원 떨어져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안 된다”고 말했다.

7월 초 10억 원까지 호가가 올라갔던 용인시 죽전동 건영캐스빌 59평형은 현재 9억 원까지 호가가 떨어졌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분당 이매동 아름건영 49평형의 시세도 7월 중순보다 1000만 원 낮아진 8억2000여만 원을 나타냈다.

○ 하락세 언제까지 계속될까

시장 관계자들은 이런 추세가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호가 위주로 급등했던 집값이 대책 발표 때까지 안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이 꺾인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용인시 죽전동 건영호박공인 관계자는 “팔 사람들은 가격을 낮춰야 하는지 눈치를 보고 있고 살 사람들은 종합대책 이후에 사겠다는 분위기”라며 “8월 말까지 이런 관망세가 유지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