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월드컵 가던날 은행이 더 웃었다…하나은행 축구마케팅

  • 입력 2005년 6월 11일 0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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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국가대표팀이 쿠웨이트전(戰)에서 4-0으로 이긴 9일 새벽. 하나은행 김영하(金榮河·44) 차장의 집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박주영의 선제골이 터졌을 때에는 함께 경기를 지켜보던 아들을 얼싸안고 ‘박주영’을 외쳤다. 김 차장에게 축구국가대표팀의 경기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하나은행이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후원은행이기 때문. 그는 1996년부터 지금까지 대표팀 후원과 축구 관련 금융상품 개발을 맡은 국내 유일의 축구마케팅 전문 은행원이다. “박주영이 국가대표팀에 합류하자마자 사인을 받아 은행 홍보 저금통에 인쇄했어요. 저금통을 받은 고객들도 굉장히 좋아하더군요.” 김 차장에게 은행과 축구의 상관관계를 들어봤다.》

○ 왜 축구인가

하나은행에 따르면 2003년 세계 스포츠마케팅 시장에서 후원금액이 가장 많은 스포츠종목은 축구로 19억2100만 달러에 이른다. 2∼5위인 모터스포츠, 골프, 농구, 미식축구의 후원금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국내에서 세계적 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구기종목은 남자 축구와 여자 골프 정도예요. 팬들의 관심이 크니까 은행도 할 일이 많지요.”

하나은행이 축구협회와 후원계약을 한 것은 2003년 1월. 내년 말까지 약 40억 원의 후원금을 내는 조건으로 경쟁 은행이 넘보지 못하는 배타적 권리를 누린다.

축구협회의 금융거래를 전담하면서 대표팀의 명칭과 휘장, 선수 3명 이상의 단체사진을 홍보물로 이용할 수 있다. 대표팀 경기의 입장권도 독점 판매한다.

○ 축구팬을 은행 고객으로

“한국팀이 승리하면 예금 가입문의가 급증합니다. 이번 쿠웨이트전도 마찬가지였어요.”

김 차장이 최근 개발한 상품은 ‘오! 필승 코리아 적금’. 4월부터 팔기 시작해 지금까지 3만5000명이 가입했다. 11일 현재 잔액은 3000억 원(총계약금액은 1조 원)에 이른다.

하나은행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전후로 ‘8강 기원 정기예금’과 ‘붉은 악마 적금’을 내놓아 모두 1조 원을 유치했다.

“축구팬은 경기 입장권도 함부로 버리지 않습니다. 그 입장권에는 하나은행의 로고가 찍혀 있지요. 훌륭한 광고 전단인 셈입니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간 경기(A매치)는 모두 15경기. 전체 입장권 90만 장 중 27만 장이 하나은행 창구에서 판매됐다.

○ 은행의 스포츠마케팅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7월 스페인 명문구단인 FC바르셀로나 초청 경기에 1억 원을 후원한 데 이어 올해부터 ‘빅게임’을 중심으로 축구 마케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지역예선이 치러지면서 축구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국민, 우리, 신한은행은 여자 농구단을 운영하며 골프 및 마라톤대회 등을 후원하고 있다.

“은행의 스포츠마케팅은 더욱 정교해질 겁니다. 입장객의 정보가 쌓이면 경기 입장권을 팔면서 스포츠정보를 제공하고 관련 상품을 파는 ‘토털 마케팅’이 가능해지죠.”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 입장권 판매대행 실적
경기일상대팀창구판매분(장)
2003. 4.16일본44,545
2003. 6. 8우루과이40,570
2003. 6.11아르헨티나40,279
2003. 9.17일본*19,206
2003.11.18불가리아17,009
2004. 3. 3중국*7,638
2004. 4. 6이라크814
2004. 5.12이란*6,867
2004. 6. 2터키10,885
2004. 7.14트리니다드토바고1,145
2004. 7.21일본*8,453
2004.11.17몰디브30,259
2005. 2. 4이집트3,072
2005. 2. 9쿠웨이트13,458
2005. 3.30우즈베키스탄25,862
합계

270,062
서울월드컵경기장 기준.
* 표시는 올림픽대표팀 경기. 자료: 하나은행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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