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장률 2%대 그칠듯…朴한은총재 “내수회복 미흡”

  • 입력 2005년 5월 12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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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4∼6월) 성장률도 1분기보다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상반기(1∼6월) 성장률은 지난해 말 한은이 예상했던 3.4%에 못 미치는 3.0%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박승(朴昇) 한은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내수가 살아나고 있지만 수출 신장률 둔화를 상쇄하기에는 미흡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국내 경제는 1분기에 바닥을 쳤지만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횡보하는 상황”이라며 “경기 회복은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전망이 맞을 경우 분기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진 것은 2003년 3분기(2.3%) 이후 18개월 만에 처음이다.

박 총재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저조한 이유로 세계 경기 둔화, 유가 상승, 북한 핵 문제, 환율 하락 등 외생 변수들을 꼽았다.

아울러 지난해 말 담뱃값 인상이 1분기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정도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판매상들이 담배를 미리 사들이는 바람에 올해 1분기 생산 실적이 크게 줄었다는 것. 담배는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커 국내총생산(GDP) 기여도가 높은 편이다.

박 총재는 현재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을 부동산 가격 오름세라고 진단했다.

그는 “부동산 문제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부동산 가격과 같은 ‘자산 거품’은 국가적 차원에서 어떤 경우에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에 따른 자금 유출 우려에 대해 “걱정할 만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이 국내에 미칠 여파에 대해서도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통위는 이날 콜금리(금융회사 간 초단기 자금거래 금리) 목표를 연 3.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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