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이젠 유행보다 실적

  • 입력 2005년 3월 28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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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종목에 대한 가격제한폭이 12%에서 15% 확대돼 28일 처음 시행됐다. 첫날 시행 결과 가격제한폭 확대가 주가나 가격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가격제한폭이 확대된 것은 전반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면서 “다만 하락에 따른 손실 폭도 커진 만큼 개인투자자들은 막연한 유행을 쫓기보다는 실적이 좋은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첫날 시장 영향은 크지 않아=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에 비해 3.66포인트 오른 459.81로 장을 마감했다. 상한가를 친 종목은 가로수닷컴 등 35개로 지난 주말의 39개보다 약간 줄었다. 하한가는 YTN 등 23개로 3개 줄었다.

거래량이나 거래대금도 평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코스닥이나 거래소시장이 호조를 보인 것은 외국인 매도가 줄었기 때문이지 가격 제한 폭 확대가 주요 원인은 아니다”면서 “다만 주가 상승기이기 때문에 가격 제한 폭 확대가 코스닥지수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원증권 김세중 선임연구원도 “코스닥의 가격제한폭이 거래소시장 종목과 똑같아졌다는 점은 코스닥시장도 상당히 안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런 점이 투자자들의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개인투자자는 기업 실적에 주목해야=가격제한폭 확대는 그만큼 기회와 위험 요인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기관이나 외국인투자가에 비해 정보가 부족하고 투자기법이 미숙한 개인투자자는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많은 대형주나 실적 호전주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가총액이 적은 코스닥 종목은 의도적으로 주가를 조작하려는 세력에 의해 휘둘리기가 더 쉬워졌기 때문이다.

대신경제연구소 함성식 책임연구원은 “실적과 무관하게 유행을 타고 가격이 오른 종목은 하락 폭이 커진 영향으로 단기간에 크게 떨어질 수도 있다”면서 “앞으로 코스닥도 펀더멘털을 보고 판단하는 정석 투자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정보팀장도 “최근 코스닥 장세를 이끌고 있는 이른바 테마주는 하루 변동 폭이 크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막연한 추격 매수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장기적으로 가격제한폭 제한은 없어질 듯=정부가 주가의 가격 변동 폭을 제한하는 것은 국내 주식시장이 아직 덜 성숙했기 때문에 제한 폭이 없으면 투기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1998년 4월 코스닥시장의 상한가 및 하한가 폭이 8%에서 12%로 확대됐을 때도 일각에서는 이런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한 달간 코스닥지수의 하루 변동 폭은 확대 이전 6개월 평균보다 59.4%나 감소한 것. 가격변동 위험이 커지자 오히려 더 조심스럽게 투자가 이뤄진 결과다.

한국증권연구원 한상범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에서 상한가 및 하한가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면서 “국내에서도 언젠가는 이 제도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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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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