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趙亮鎬·사진) 대한항공 회장은 24일 인천 중구 운서동 ‘하얏트 리젠시 인천 호텔’에서 열린 ‘새 유니폼 발표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계적으로 항공사들 사이에 저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대한항공도 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회장은 이어 “국내 노선만 운영하는 저가 항공사는 채산성이 없다”며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국제노선을 저가 항공사가 운항할 수 있다면 저가 항공 시장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가항공사는 기내식 제공이나 수화물 탑재 등 기본적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운임을 기존 항공사의 70∼80%로 낮춘 항공사로 미국이나 유럽,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또 “현재 대한항공은 인원이나 장비 등이 고급 서비스용으로 구성된 만큼 기존 조직 대신 별도법인을 세워 저가 항공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 문제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저가 항공사(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아일랜드 라이언항공 등)가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잇따라 설립되는 움직임과 관련해 주목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애경그룹과 제주도가 각각 100억 원과 50억 원을 출자해 설립한 제주에어는 올해 상반기 중 건교부에 정기항공운송사업면허를 신청할 계획이다. 또 연말까지 캐나다 항공기 제작사인 봄바디어사와 프랑스 에어버스 계열사인 ATR사 등 6개사의 6개 기종을 대상으로 타당성을 검토해 도입 기종을 선정할 예정이다.
도입 예정 대수는 5대. 운항 예정 노선은 제주∼김포, 제주∼부산, 제주∼대구, 제주∼청주 등 4개 노선이다.
국내 항공사 퇴직자들이 설립한 한성항공도 ATR사로부터 항공기를 도입해 이르면 올해 6월부터 청주∼제주, 김포∼제주 노선에 띄울 예정이다.
한편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이 반납한 인천∼이스탄불 노선에 대해 “노선을 배분받은 항공사가 이를 반납할 경우 다른 항공사에 넘기게 돼 있지만 아직 건설교통부에서 이렇다 할 얘기가 없다”며 “노선배분 정책의 원칙과 기준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지역별 저가 항공사 시장 참여 실태 | |||
| 아시아 | 북미 | 유럽 |
노선 | 국내선, 지역 내 국제선 | 미국∼캐나다, 국내선 | 국내선, 지역 내 국제선 |
운영형태 | 대부분 독립경영,국적항공사의 자회사 | 독립경영 또는 대형 항공사의 자회사 | 대부분 독립경영, 소수 국적항공사의 자회사 |
발전 단계 | 초기(호주와 일본 제외) | 성숙기 | 성숙기 |
업체 수 | 10 | 20 | 56 |
참여 예정 업체 수 | 6 | 2 | 3 |
항공기 수 | 73 | 806 | 410 |
시장점유율 | 일본 1%, 호주 30%,뉴질랜드 70%, 필리핀 30% | 미국 25% | 유럽 전체 11% |
자료:교통개발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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