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빅4’로 키운 김승유행장 28일 퇴임

  • 입력 2005년 3월 23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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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원들이 ‘영원한 하나인’이라는 별명을 붙여 줄 정도로 명실 공히 하나은행을 대표해 온 김승유(金勝猷·62·사진) 행장이 28일 8년간 맡아 왔던 은행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로써 외환위기의 격변기 속에서 시중은행을 이끈 행장들은 모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50대 행장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게 됐다.

김 행장은 2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가진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40년간 금융현장에서 일하면서 8·3사채동결조치, 금융실명제, 외환위기를 모두 겪었다”며 “한국 금융산업과 삶을 같이해 온 것을 값진 경험으로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1998년 충청은행 인수와 2003년 SK글로벌 사태를 꼽았다.

하나은행은 충청은행 인수를 계기로 ‘미니 은행’에서 주요 시중은행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점포 수가 충청은행보다도 적었던 하나은행은 보람은행, 서울은행을 잇달아 합병하면서 4위권 은행이 됐다.

하나은행은 주채권은행으로 SK글로벌 사태를 잘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행장은 통상 국내채권단보다 유리한 대접을 받던 해외채권단에 대해 채권자 동등대우 원칙을 확립했다.

김 행장은 “금융시장이 발전하려면 주식시장이 장기투자자에게 유리하게 되어야 하고 기업들은 소액주주에 대해 동업자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34년간 연속 흑자 배당을 해 왔으며 올해부터 분기 배당도 실시할 계획이다.

김 행장은 28일부터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김승진 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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