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 후보 강봉균-윤증현 압축

  • 입력 2005년 3월 8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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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李憲宰)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뒤를 이을 신임 경제부총리 후보가 열린우리당 강봉균(康奉均) 의원과 윤증현(尹增鉉) 금융감독위원장 2명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후임 인선작업을 하고 있는 청와대 내에서도 두 사람이 최우선적인 검토 대상에 올라있다고 한다.

강 의원은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여권 내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8일 비공식 경로를 통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강 의원을 천거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강 의원 본인은 이날 "지금은 새로운 인물이 필요할 때"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윤 위원장은 재경부를 비롯한 경제 부처 관료들이 선호하고 있다. 정통 경제 관료의 맥을 잇고 있고 추진력도 강해 여러 가지 면에서 경제 수장으로서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경제 관료 출신이긴 하지만 정치인을 고를 것인가, 아니면 현직 관료를 발탁할 것인가라는 쪽으로 선택지가 좁혀진 셈이다.

노 대통령이 강 의원을 낙점할 때에는 내각에 열린우리당 인사들이 대거 진출하는 사실상의 당정 일체 내각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 김진표(金振杓) 교육부총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 사회분야 책임장관인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부장관, 정동채(鄭東采) 문화관광부 장관, 박홍수(朴弘수綏) 농림부 장관에 이어 열린우리당 출신이 내각의 3분의 1이 넘는 7명으로 늘어난다.

게다가 5개 분야의 책임장관 중에 오명(吳明) 과학기술부총리를 제외한 4개 분야를 당에서 장악하는 셈이 돼 지난해 8월에 도입한 분권형 국정운영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내각책임제를 부분적으로 실험하는 양상까지 띠게 된다.

하지만 이런 점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경제 부처 내에서는 여당의 정치논리에 경제정책이 휩쓸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노 대통령과의 인연이라는 점에서는 윤 위원장이 더 가까운 편이다. 강 의원은 2002년 8월 재·보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치권에 들어온 이후 노 대통령을 쭉 지지해왔고 2003년 초 당선자 시절에는 경제특사를 맡기도 했다. 그러나 윤 위원장은 과거 노 대통령과 꼬마 민주당을 함께 했던 고 이수인(李壽仁) 전 의원의 매제로 각별한 인연이 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李총리 "이헌재 중도 하차 안타깝다"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는 8일 이헌재(李憲宰)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임 인선과 관련해 "빨리 후임 경제부총리가 임명되도록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 중앙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경제 활성화 기미가 나타나고 있는데, 지난 1년간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경제부총리가 중간에 그만두게 돼 굉장히 안타깝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정순균(鄭順均) 국정홍보처장이 전했다.

현재 신임 경제부총리 후보에는 열린우리당 강봉균(康奉均) 의원과 윤증현(尹增絃) 금융감독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강 의원은 시장 친화적으로 한 길을 걸어왔다는 강점 때문에 당에서 밀고 있으며 윤 위원장은 젊은 관료들이 선호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늦어도 9일 오전까지는 인선이 끝날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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