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77% 급증…지난해 1만6513건 적발

  • 입력 2005년 3월 6일 18시 09분


보험설계사인 안모(47·여) 씨는 2003년 10월 자동차를 몰고 과속방지턱을 넘다 다쳤다며 119에 신고했다. 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으로 왼쪽 눈이 선글라스 다리에 찔렸다는 것. 안 씨는 지난해 4월 병원에서 실명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안 씨는 교통사고로 다친 것이 아니라 자작극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7개 보험사가 보험금 1500만 원을 지급한 데 이어 16억50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려는 사실이 금융감독원에 포착됐기 때문.

안 씨와 같은 보험사기가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건수는 1만6513건으로 전년(9315건)에 비해 77.3% 증가했다.

보험사기 관련 금액과 인원도 1290억 원, 5470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113%, 65% 늘었다.

조직폭력배가 병원 사무장과 견인차 운전사, 카센터 직원 등과 짜고 고의 사고를 일으키는 보험사기도 많이 적발됐다.

의료인의 도덕 불감증도 심각하다.

정형외과 원장 김모(38) 씨는 2001년 3월부터 3년간 △교통사고 환자의 투약 횟수를 부풀리고 △실시하지도 않은 검사료를 청구하고 △통원 환자를 입원한 것처럼 진료기록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11개 보험사에서 12억 원을 받아냈다.

금감원 장상용(張詳容) 보험조사실장은 “최근 보험사기는 관련자가 평균 20∼30명에서 최대 200여 명으로 대형화하는 추세”라며 “청소년이 보험사기에 연루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기에 가담한 10대 청소년은 작년 456명으로 전년(162명)에 비해 2.8배로 늘었다.

전체 보험사기 가담자 중에서는 20대(20∼29세)가 2272명으로 가장 많았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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