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한마디에…”…달러화 폭락, 환율도 타격

  • 입력 2005년 2월 23일 18시 11분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락하자 외환은행의 한 딜러가 괴로운 듯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한때 998.1원까지 하락했지만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과 한국은행의 해명으로 전날보다 2.3원 떨어진 1003.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락하자 외환은행의 한 딜러가 괴로운 듯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한때 998.1원까지 하락했지만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과 한국은행의 해명으로 전날보다 2.3원 떨어진 1003.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
보유 외환의 투자 대상 통화를 다변화하겠다는 한국은행의 외환 운용계획이 국제 금융시장에 충격 요인으로 작용해 미국 달러화 가치가 폭락했다.

이는 서울 외환시장에 부메랑으로 돌아와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6일 연속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며 한때 달러당 1000원 선이 붕괴됐다.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주가는 크게 떨어지고 국제유가는 급등해 모처럼의 경기 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3원 떨어진 1003.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보유 외환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대상 통화를 다변화하겠다는 한은의 자료를 외신과 국제 금융시장이 ‘미 달러화 매도’로 해석하면서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일본 엔화 및 유로화 등 주요국 통화에 대해 급락했다.

달러화 약세는 고스란히 서울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달러당 1003.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한때 998.1원까지 하락했다가 한은이 급히 해명에 나서고 재정경제부가 구두 개입해 환율 하락 폭은 줄었다.

그러나 외환딜러들은 “당국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1000원 선 붕괴는 곧 현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종합주가지수는 970 선이 무너졌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삼성전자 등 수출기업들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전날보다 9.37포인트(0.96%) 내린 968.43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종합지수도 4일(거래일 기준) 연속 하락하며 전날보다 4.55포인트(0.92%) 떨어진 490.28로 마감했다.

달러화 약세에 따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감산(減産)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국제유가도 크게 올랐다.

22일 현지에서 거래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50.56달러로 전날보다 1.99달러,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47.47달러로 1.80달러 각각 상승했다. 중동산 두바이유도 전날보다 0.38달러 오른 배럴당 41.20달러에 거래됐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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