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또 추대해야 할지”…전경련, 새회장 선출 고심

  • 입력 2005년 2월 15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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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李健熙) 회장이 아니라면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차기 회장은 누가 될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차기 전경련 회장직 수락을 최종적으로 거절함에 따라 새로운 회장후보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차기 회장을 선출해야 하는 23일 정기총회가 불과 8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

전경련은 곧 강신호(姜信浩) 전경련 회장과 현명관(玄明官) 상근부회장을 포함한 7명으로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위원회가 새 회장후보를 천거하면 이번 주 안에 비공식 회장단 회의를 열어 추대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것.

전경련 회장의 대부분이 부회장 중에서 선출돼 온 관례를 고려할 때 21명의 회장단 가운데 강 회장과 현 부회장, 삼성그룹 이 회장을 뺀 18명이 후보군(群)으로 압축된다.

또 김대중(金大中) 정부 초기 ‘반도체 빅딜’ 과정에서 생긴 앙금으로 그 이후 전경련 회의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은 구본무(具本茂) LG그룹 회장과 전경련 회장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던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을 빼면 실질적으로 후보가 될 수 있는 사람은 16명.

남은 부회장은 조석래(趙錫來) 효성그룹 회장, 김승연(金升淵)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趙亮鎬) 한진그룹 회장, 박용오(朴容旿) 두산그룹 회장, 현재현(玄在賢) 동양그룹 회장, 이용태(李龍兌) 삼보컴퓨터 명예회장, 이준용(李埈鎔) 대림산업 회장, 이웅열(李雄烈) 코오롱그룹 회장, 신동빈(辛東彬) 롯데그룹 부회장, 최용권(崔用權) 삼환기업 회장, 김윤(金鈗) 삼양사 회장, 박영주(朴英珠) 이건산업 회장, 류진(柳津) 풍산 회장, 허영섭(許永燮) 녹십자 회장, 박삼구(朴三求)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구택(李龜澤) 포스코 회장 등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들 중에서 기업 규모가 크고 ‘오너’ 출신에 상대적으로 연장자이며 재계에서 평판까지 좋은 인물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직까지 눈에 띄게 두드러진 인물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후보를 회장단 밖에서 영입할 경우에도 재계의 동의를 얻기 힘든 실정이다. 역대 회장 가운데 회장단 밖에서 선출된 회장은 국무총리를 지냈던 유창순(劉彰順) 회장 한 명뿐이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강 회장이 지난해 10월부터 사퇴 의사를 밝혀왔지만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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