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로 인해 작년 국세 4조원 덜 걷혔다

  • 입력 2005년 2월 11일 1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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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내수침체로 인해 국세(國稅)가 당초 예상보다 4조원 이상 덜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국세 수입 부족분이 9000억원에 조금 웃돌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어 정부의 세입 전망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11일 발표한 '2004년 국세수입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일반회계 108조2000억원과 특별회계 9조6000억원 등 총 117조8000억원으로 전년의 114조7000억원보다 2.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당초 예산에 반영됐던 122조1000억원보다 무려 4조3000억원이나 모자란 것이다.

이는 지난해 극심했던 내수침체로 인해 부가가치세 특별소비세 교통세 등의 수입이 저조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세목별 수입을 보면 부가가치세가 34조6000억원으로 예산에 비해 2조6000억원(7.1%) 덜 걷혔다. 또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유류소비가 줄면서 교통세 수입이 예상보다 1조4000억원(11.4%) 적은 10조원에 머물렀다. 특소세 수입은 4조6000억원으로 예산대비 1조3000억원(22.4%) 덜 걷혔다.

반면 법인세는 2003년말 이후 기업실적의 호조로 예산에 비해 4.5% 많은 24조7000억원이 걷혔다. 소득세(23조4000억원)도 부동산 실거래가 과세와 땅값 상승, 임금인상 등으로 인해 예산보다 6.5% 초과 징수됐다.

이처럼 예산대비 국세 수입 부족 비율이 3.5%에 이르는 것은 외환위기의 여파로 정부의 예산 적자가 급증했던 1997년과 98년을 제외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더구나 재경부는 지난해 11월 국회에 제출한 '2004년 국세수입 실적 전망' 자료에서 작년 국세 수입이 예산에 비해 9125억원(0.7%) 부족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어 정부의 세입 전망이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재경부 세제실 관계자는 "당시 전망치는 작년 8월경 조세연구원 등과 협의해 작성한 것으로, 작년 하반기에 소비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예상이 빗나가면서 국세 수입가 크게 줄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재경부는 이같은 세수 부족분을 △세외(稅外) 수입 증가분 △전년도에 남았던 예산 잉여금 △부처 경비지출 억제 등으로 메꿔 세입과 세출(歲出)의 균형을 맞췄다고 밝혔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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