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냐 분배냐’ 격론]서강학파 vs 학현학파

  • 입력 2004년 12월 17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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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우 전 국무총리와 변형윤 전 서울대 교수가 17일 국회 토론회에서 성장과 분배 등에 대해 각자의 소신을 표명한 것을 계기로 그동안 한국의 경제정책에 큰 영향을 미쳐온 ‘서강학파’와 ‘학현학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강학파의 리더 격인 남 전 총리는 1960년대 서강대 교수를 거쳐 재무부 장관과 경제부총리, 총리를 차례로 지냈다. 이승윤(李承潤) 전 경제부총리, 김만제(金滿堤) 전 경제부총리도 모두 서강대 교수 출신으로 남 전 총리와 함께 서강학파의 핵심적 인사다.

이들은 ‘선(先)성장 후(後)분배’ ‘수출기업 집중 지원’ 등을 통해 압축성장을 추진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박정희(朴正熙) 정부에서 박 대통령을 보좌해 경제정책을 사실상 이끌어 오면서 고도성장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병주(金秉柱) 서강대 명예교수는 정통 서강학파 1세대의 ‘막내’ 격이다. 서강대 남성일(南盛日) 김경환(金京煥) 교수도 ‘범서강학파’로 분류된다.

변 전 교수의 아호인 ‘학현(學峴)’에서 비롯된 학현학파 학자들은 주류경제학이 고도성장의 이면에 가려진 ‘그늘’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고 보고 변 전 교수의 ‘분배경제학’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들은 1990년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을 통해 활발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 ‘주류’로 진입했고, 현 정부 출범 후 ‘새로운 주류’로 자리를 굳혔다.

강철규(姜哲圭)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김대환(金大煥) 노동부 장관, 이정우(李廷雨)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대중 정부 때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김태동(金泰東) 금융통화위원회 위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지낸 이진순(李鎭淳) 숭실대 교수도 학현학파로 분류된다.


공종식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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