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맨 전성시대…최고경영진 “홍보는 기업 生死결정”

  • 입력 2004년 12월 15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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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기업 임원인사에서 ‘홍보맨’들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경기 침체 장기화로 각 기업에서 ‘감원 한파(寒波)’가 거세게 불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날 발표한 하반기 정기 인사에서 유근창(柳根昌) 홍보담당 상무를 부사장으로, 조갑호(曺甲鎬) 홍보부장을 상무로 각각 승진 발령했다.》

이에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달 정기 임원인사에서 남영선(南令鐥) 그룹 구조조정본부 홍보팀장(상무)을 ㈜한화 사업총괄담당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40대인 최선목(崔善穆) 상무를 그룹 홍보팀장에 임명했다. 특히 ㈜한화는 대한생명을 제외하면 매출에서 그룹 내 서열 1위 계열사라는 점에서 남 사장의 승진은 파격적 발탁으로 받아들여졌다.

현대자동차도 올해 4월 인사에서 홍보실장 출신인 최한영(崔漢英) 부사장과 당시 홍보실장인 이용훈(李龍薰) 전무를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특히 최 사장은 현대차와 기아자동차의 업무를 종합 조정하는 전략조정실장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이순동(李淳東)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부사장, 정상국(鄭相國) LG그룹 부사장, 김영수(金英壽) LG전자 부사장, 윤석만(尹錫萬) 포스코 부사장, 김진(金珍) 두산그룹 부사장 등도 각각 그룹의 핵심 임원으로 꼽힌다.

이는 기업 이미지 등 무형자산의 가치가 갈수록 중시되면서 언론을 통해 소비자와 접촉하는 홍보맨들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각 기업에서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도 최근 “기업의 손익문제는 재도전의 기회가 있지만, 기업의 홍보는 곧바로 생사(生死) 여부를 결정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최고경영자(CEO)를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홍보맨들의 조직 충성도와 기업 비전에 대한 이해가 남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치밀한 인적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 노하우가 필요한 홍보 업무의 특성상 쉽게 ‘대체재’를 찾기 어려운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오롱그룹이 올해 초 LG카드 홍보담당 상무를 끝으로 ‘야인(野人)’으로 돌아갔던 최영택(崔永澤) 씨를 14일 그룹 홍보팀장으로 영입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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