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영 KCC 명예회장 “현대그룹 3자 인수 용납못해”

  • 입력 2004년 12월 8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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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상선의 외국인 지분이 급등한 가운데 정상영(鄭相永·사진) KCC 명예회장이 “현대그룹의 3자 인수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KCC 및 서울 중앙지법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집 뒤 보고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과 관련해 7일 열린 첫 심리에서 “현정은(玄貞恩) 회장이 현대그룹 경영권을 갖고 있는 한 분쟁은 없겠지만 외국인이나 제3자가 현대그룹 인수를 시도할 경우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또 “현대그룹 경영권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겠다는 취지냐”는 재판부의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올해 초 빚어졌던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분쟁에 대해서는 “정몽헌(鄭夢憲) 회장 사망 뒤 외국인의 인수·합병(M&A) 시도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며 “(형님인) 고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손때가 묻은 현대그룹이 넘어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문중 어른으로서 큰 방향만 잡아준 것”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정 명예회장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그가 현대그룹 경영권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 현대상선의 외국인 지분이 40%대로 급등해 적대적 M&A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그룹 보호를 명분으로 경영권 확보에 다시 나설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KCC 고위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의 발언은 현대그룹을 외국인이 가져가는 것은 곤란하다는 원칙을 밝힌 것에 불과하다”며 “현재 KCC 내에 어떤 움직임도 없다”고 강조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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