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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2월 6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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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對北)사업 비자금과 계열사 지원 문제 등으로 난파 위험까지 맞았던 현대상선이 최근 어려움에서 벗어나 쾌속 질주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김대중(金大中) 정부 당시 옛 현대그룹의 자금 조달 창구로 동원돼 유동성 위기를 겪은 데다 2000년 이후 해운업계에 불황이 겹치면서 한때 파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 매분기 사상 최대 흑자행진을 지속하면서 과거 전성기 이상의 경쟁력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상선은 한 발 더 나아가 기업 체질 강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흑자 기업으로 변신=현대상선은 올해 4조5540억 원의 매출에 585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순이익은 3036억 원. 지난해 같은 기간(248억 원)의 12.2배나 된다. 1∼9월 영업이익(4452억 원)은 2배 이상으로 늘어나 창사(創社) 이래 최대치였다. 매출액도 3조760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 증가했다.
20억 달러 규모의 외화부채를 안고 있어서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세로 오히려 반사이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노정익(盧政翼) 현대상선 사장은 “해상 운임의 강세에 힘입어 내년에도 호황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불황기에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강한 체질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구조조정의 결실=현대상선의 ‘쾌속 운항’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의 결실이다.
2001년 이후 알짜배기 사업인 자동차운반선 부문을 1조8000억 원에 매각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이는 올해 3월 법정관리 해제와 5월 ‘경영정상화 약정’ 조기 졸업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해운 업황이 좋아진 점도 경영에 큰 도움이 됐다.
현대상선은 최근 중형유조선 1척과 석유제품선 2척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신규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사 측은 글로벌 기업의 생산기지로 자리 잡은 중국 시장을 집중 공략해 내년엔 중국 컨테이너 화물 취급 물량을 현재의 2배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김태한 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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