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는 오피스텔路…올 20여개동 5171실 건설

  • 입력 2004년 12월 5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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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 빌딩에 있는 직장을 다니는 고석원 씨(33·NHN 콘텐츠유닛장)는 2개월 전부터 자신의 ‘아침’을 바꿨다. 출근을 위해 더 이상 오전 6시에 일어나지도 않고 막히는 도로 위에서 발을 동동 구르지도 않는다.

경기 용인시 풍덕천동에 살다가 회사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로 최근 이사를 했기 때문에 일어난 변화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삼성역 구간) 일대에 주거용 오피스텔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벤처기업의 요람으로 불리던 테헤란로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터줏대감 역할을 하던 벤처기업들은 구로구의 디지털단지로 대거 옮겨가고 대신 독신자용 주거공간이 터를 넓히고 있는 것.

▽오피스텔, 줄줄이 테헤란로 ‘입성’=올해 10월 강남역에서 남쪽으로 500m 남짓 떨어진 곳에 170실 규모의 오피스텔 ‘SK허브블루’의 입주가 시작됐다. 이보다 앞선 9월에는 강남역 출입구에 바싹 붙어 있는 테헤란로 북쪽 변에 한라건설이 시공한 ‘목화밀라트’ 오피스텔(194실)이 문을 열었다.

강남역 인근만이 아니다. 선릉역과 포스코센터 사이에는 올해 초 대우건설이 지은 206실 규모의 ‘대우아이빌명문가7차’가 입주자를 모았다. 7월 포스코센터와 삼성역 사이에서는 롯데건설이 시공한 503실 규모의 ‘메트로칸’이 들어섰다.

부동산컨설팅 업체인 해밀컨설팅에 따르면 올해 들어 20개 이상의 크고 작은 오피스텔이 완공돼 5171실이 새로 생겼다. 작년에는 5곳 782실만 새로 생겼었다.

2006년까지 15개 오피스텔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어서 테헤란로 일대는 그야말로 ‘주거용 오피스텔 거리’가 될 전망이다.

▽“오피스텔 절반은 주거용”=최근 지어진 오피스텔은 주거용 아파트와 별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실제 강남구 역삼동 대우디오빌플러스에는 오피스텔과 주상복합 아파트가 함께 있는데 화장실과 주방, 침실이 일렬로 배치된 형태가 흡사하다. 이 때문에 가격이 좀 싼 오피스텔을 임대하는 독신자가 많아 오피스텔의 절반은 주거용이라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오피스텔 주거문화가 확대되면서 ‘배달 전문 음식점’이 늘고 있다. 전통적인 배달 음식인 자장면은 물론이고 부대찌개와 김치찌개까지 배달된다. 슈퍼마켓에서는 독신자들이 즐겨 찾는 달걀만 별도로 배달해 주기도 한다. 비디오테이프나 DVD 배달은 필수.

최근 GS홀딩스가 강남시대를 열었고 삼성그룹도 강남역 인근에 연면적 10만평 규모의 삼성타운을 건설하고 있어 오피스텔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현재는 공급이 많아 임대료는 약보합세를 보이는 수준. 14∼16평형이 보증금 1000만 원에 60만∼70만 원 수준이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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