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모터사이클 축제 다녀온 이계웅사장

  • 입력 2004년 11월 30일 18시 41분


코멘트
이종승기자
이종승기자
할리 데이비슨 코리아 이계웅(李啓熊·44·사진) 사장은 최근 한국의 할리 데이비슨 모터사이클 ‘라이더’ 50여명과 함께 일본 나가사키 모터사이클 축제에 참가했다.

동호인들이 자신의 모터사이클을 갖고 해외에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 얼마 전 모터사이클이 ‘재수출 면세 대상’으로 지정됨에 따라 가능했던 일로, 모터사이클의 열성 애호가인 이 사장이 몇 년에 걸쳐 관계 당국에 청원한 끝에 얻어 낸 성과다.

그와 모터사이클의 인연은 대물림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모터사이클을 타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젊은 그에게 모터사이클을 금지했다. 젊은 혈기에 사고라도 낼까 우려했던 것이다.

“대학은 집(대전)을 떠나 서울에서 다녔는데 그때 아버지 몰래 모터사이클을 샀어요. 속리산으로 놀러갔는데 모터사이클을 타고 온 아버지와 딱 마주친 겁니다. 그때부터는 친구처럼 함께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사이가 됐죠. 지금 나도 대학생 아들과 함께 탑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면서 그에게 할리 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을 물려줬다. 그 맛을 잊을 수 없던 그는 1999년 대기업 ‘섬유사업부’ 직장을 그만두고 할리 데이비슨 한국 딜러 사업을 시작했다. 남들은 갑자기 무슨 모터사이클 판매업이냐고 했지만, 그로서는 진작부터 계획하고 오랫동안 준비해 온 것이었다.

“오래 걸렸죠. 1996년부터 본사에 한국 시장에 대한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보냈습니다. 그쪽에서 읽든, 읽지 않든 계속했어요. 결국 4년 만에 ‘함께 하자’고 회신이 오더군요.”

최근의 한일 동호인 교류를 계기로 그는 내년 5월엔 한일 두 나라 동호인들의 ‘금강산 라이딩’도 추진하고 있다.

“모터사이클은 과격한 운송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입니다. 도로만 제공되면 훌륭한 관광 콘텐츠가 될 수도 있고요. 모터사이클을 타는 것은 ‘여유’를 갖는다는 뜻이죠.”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