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1105원…환율 50개월만에 1110원선 무너져

  • 입력 2004년 11월 8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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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면서 50개월 만에 1110원 선이 무너졌다. 환율이 떨어지자 주가와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들어 증가세가 둔화된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5.30원 내린 1105.3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는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인 2000년 9월 4일(1104.4원)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3일 반짝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달 20일 이후 거래일 기준 13일 동안 달러당 40원 가까이 떨어졌다.

달러화 약세 현상은 미국이 재정 및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약(弱)달러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과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시장 개입(달러 매수)이 질타를 받은 후 크게 줄면서 심해졌다.

외환은행 외환운용팀 구길모(具吉謨) 과장은 “달러 약세 기조 속에 기업들이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매물로 내놓으면서 환율이 많이 떨어졌다”며 “달러화 수요가 별로 없어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달러화 약세는 세계적인 현상으로 시장에 개입할 경우 부작용만 우려된다”고 말해 당장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환율 하락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 주말보다 14.57포인트(1.69%) 떨어진 846.11로 장을 마쳤다.

또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하락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지난 주말보다 0.05%포인트 떨어졌다.

일본 엔화와 유로화 가치도 연일 상승하는 등 세계시장에서 달러화는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미국 자산 매입에 나섰던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이 최근 달러 자산을 팔고 있다”며 “각국 정부의 달러화 자산 매도로 달러화 가치는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수출업계는 환율 급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와 수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이하로 하락하면 내년 수출은 올해(2400억달러)의 4.2%인 100억달러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수출기업 32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바에 따르면 환율이 1100원까지 떨어지면 절반(50.5%)은 ‘감내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이철용기자 lcy@donga.com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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