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보일러야 첨단가전제품이야?

  • 입력 2004년 11월 3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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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해 집에 들어가기 전작동되는 보일러와 도둑이 들거나 화재가 나면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내주는 보일러 등 지능형 보일러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보일러 업계에 따르면 난방을 담당하는 보일러의 기술에는 업체별로 큰 차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의 눈을 끌 수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보일러에 접목시키는 아이디어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정보기술(IT)과 보일러의 결합=경동보일러는 IT 연구를 전담하는 ‘경동네트웍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보일러를 가전제품과 연결해 인터넷 또는 휴대전화를 통해 주인에게 집안 상황을 알려준다. 집에 화재가 발생하면 센서가 보일러에 화재 발생을 알리고 보일러가 이 신호를 문자메시지로 변환해 주인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다. 이 보일러는 내년 초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린나이코리아 역시 IT 기술을 이용한 ‘인터넷보일러’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외부에서 휴대전화로 보일러를 작동시킬 수 있어 추운 겨울 집안을 미리 따뜻하게 만들어 놓을 수 있다. 난방수가 떨어지면 보일러 내부의 컴퓨터가 자동으로 난방수를 보충하는 기능도 있다.

귀뚜라미보일러는 삼성전자의 홈네트워크 시스템 ‘홈비타’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가전업체의 제품과 호환이 가능하므로 ‘취침’ 버튼만 누르면 보일러 온도가 자동으로 18도에 맞춰지고 형광등이 꺼지며 가스 밸브가 잠기는 ‘원터치’ 생활을 누릴 수 있다.

▽더욱 적은 연료로 더욱 따뜻해지는 보일러=보일러 업계는 몇 년 전부터 연료를 태우고 연통으로 배출되는 뜨거운 공기를 다시 한 번 붙잡아 난방에 사용하는 ‘열교환’ 기술을 개발해 왔다.

한 번 빠져나간 공기를 다시 붙잡아 2회 연속 난방에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많게는 20%의 연료를 아낄 수 있다. 처음에는 외국 기술을 도입했지만 경동보일러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와 독자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한국 업체가 제작한 열교환기가 오히려 세계로 다시 수출될 정도다.

린나이코리아의 ‘R500’ 보일러는 소형 컴퓨터가 가스 불꽃의 크기를 미세하게 조절해준다. 기존의 보일러는 온도를 정확히 제어하기 힘들어 물이 차갑고 더워질 때마다 보일러를 켜고 꺼야 했지만 이 제품은 그럴 필요가 없어 에너지 절약 효과가 있다.

온도가 1도 단위로 미세하게 조종되는 기능도 있어 최근 인기를 끄는 반신욕을 즐기는 데도 어울린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귀뚜라미보일러는 ‘거꾸로 타는 보일러’를 선보였다. 보일러 불꽃이 위에서 아래로 타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열교환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연료비가 절약된다.

▽한 걸음 더 나간 아이디어가 보일러의 경쟁력=경동보일러의 손연호 회장은 “보일러 기술이 첨단 정보기술과 접목돼야 보일러 산업의 성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동보일러가 IT 자회사까지 설립해가며 홈네트워크 시장에 도전하는 이유다.

린나이코리아의 ‘R500’ 보일러는 중앙난방에서 개별난방으로 전환하고자하는 가구를 위해 특별히 개발됐다.

귀뚜라미 보일러는 자사(自社)의 보일러에 수맥파 차단을 위한 장치를 부착했다. 수맥파를 중화시킬 수 있는 파장을 내보내도록 난방수를 강력한 자기장 사이로 통과시킨다는 설명이다.

린나이코리아의 김범석 팀장은 “소비자의 요구는 높은 에너지 효율과 여러 기능을 갖춘 진화된 보일러”라며 “건강과 환경을 고려하며 첨단기술과 접목된 제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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