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말레이시아 해상합동훈련]‘한국경제 보급로’ 지킨다

  • 입력 2004년 10월 17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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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말레이시아 북서쪽 랑카위 군도 앞바다에서 진행된 한-말레이시아 합동해상훈련 중 한국 해양경찰청 소속 특공대원들이 헬기에서 뛰어내리고 있다. 이번 훈련은 해상범죄 취약지역인 랑카위 인근 말라카해협에 대한 한국 해경의 적응도를 높이고 알 카에다의 한국에 대한 해상테러를 막기 위해 열렸다.-사진제공 해양경찰청
12일 말레이시아 북서쪽 랑카위 군도 앞바다에서 진행된 한-말레이시아 합동해상훈련 중 한국 해양경찰청 소속 특공대원들이 헬기에서 뛰어내리고 있다. 이번 훈련은 해상범죄 취약지역인 랑카위 인근 말라카해협에 대한 한국 해경의 적응도를 높이고 알 카에다의 한국에 대한 해상테러를 막기 위해 열렸다.-사진제공 해양경찰청
12일 오전 말레이시아 북서쪽에 위치한 열대의 군도(群島) ‘랑카위’ 앞바다.

고무보트 3정이 시속 50여km로 30t급 2층 목선에 접근했다. 해적에 납치당한 목선 안에는 인질 5명이 억류돼 있었다. 한국 해양경찰청 소속 보트 1정과 말레이시아 해경 소속 2정이 목선을 에워쌌다. 잠시 후 목선에 숨어 있던 해적들이 기관총을 난사했다.

하지만 해경특공대원 10여명이 순식간에 보트에서 목선으로 옮아 탄 뒤 해적들을 제압했다. 굉음 속에 나타난 헬기가 인질들을 모두 구출하자 해경본부에 “작전완료, 인질 무사히 구출”이란 무전이 들어왔다.

작전 개시 명령이 떨어진 뒤 6분 만이었다.

한국 해양경찰청이 12일 해적의 소굴로 알려진 말라카해협 인근 랑카위 군도의 서남쪽 2km 해상에서 말레이시아 왕립경찰청 소속 해양경찰과 해상합동훈련을 가졌다.

알 카에다의 한국에 대한 해상테러를 막기 위해 양국 해경의 합동훈련이 이뤄진 것. 말라카해협은 해상범죄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라카해협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3개국에 인접한 길이 800여km, 너비 65∼249km 규모로 연간 5만척의 상선(연간 세계 총물동량의 25% 수준)이 이용하는 국제해협.

한국은 원유수입량의 99%, 석탄·가스류의 83%, 국내 수출입 물량의 35%를 이 해협으로 수송하고 있다. 말라카해협은 ‘한국경제의 생명선’인 셈이다.

문제는 이곳에 매년 해적 등에 의한 강력 해상범죄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

지난해의 경우 전 세계 해상범죄 445건 가운데 35%인 156건이 말라카해협을 포함한 인근 해역에서 발생했다. 또 올 상반기 전 세계 강력 해상범죄(182건)의 절반에 가까운 82건이 같은 지역에서 일어났다.

최근에는 알 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무장단체 ‘제마 이슬라미야’ 등이 이 지역에서 해상테러를 벌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해양경찰청 최원이(崔元伊) 경비구난국장은 “앞으로 말레이시아와 해상합동훈련을 정기적으로 갖기로 했다”며 “내년에는 합동훈련에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도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랑카위=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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