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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0월 11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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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투자증권과 우리증권을 합친 국내 최대 증권사를 맡아달라는 우리금융지주의 제의를 외국계 증권사 서울지점장들이 잇따라 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금융지주 김종욱(金鍾郁·사진) 부회장은 11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리먼브러더스 이재우(李在祐) 대표와 모건스탠리 양호철(梁浩徹) 대표에게 통합 증권사 사장으로 일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했다”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 지점장들은 통합 증권사 경영에 난관이 적지 않다고 보고 대표직을 수락하지 않은 것.
김 부회장은 “경영자가 구조조정 문제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을 특히 부담스러워 했다”고 전했다.
다른 외국계 증권사 지점장도 비슷한 생각.
골드만삭스증권 이찬근(李讚根) 대표는 “자격이 안 된다”며 통합 증권사 사장 자리에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 부회장은 “한국 증권사 노조가 너무 강해 경영이 힘들고 외국계의 대우가 좋은데 누가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통합 증권사 대표의 조건으로 △노조와의 친화력 △사업 인맥 △기업금융(IB) 경험 △외국어(영어) 등 4가지를 꼽았다.
최고경영자(CEO)를 찾지 못해 올해 안에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통합 증권사의 출범은 내년으로 미뤄졌다.
김 부회장은 “이번 주 합병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11월 합병계약서를 작성할 것”이라며 “내년 2월까지 물리적 통합을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합병 후 인원 감축은 없을까.
“억지로 직원을 자르진 않아요. 목표치를 높이고 성과급 차이를 두면 자연적인 구조조정 효과가 생길 걸로 봅니다.”
통합 증권사는 기업금융 분야에 주력하게 된다.
그는 “우리은행이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할 때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업무를 증권사에 맡기면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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