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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0월 11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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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 수출산업인 반도체는 과거 ‘천수답 업종’으로 불렸다. 소비자들이 4년마다 컴퓨터(PC)를 바꿀 때는 호황을 누리다가 교체수요가 줄어들면 극심한 불황 속에 생존을 걱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수출경기도 반도체경기와 똑같은 사이클을 타 불확실성이 컸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 반도체의 수요가 PC에서 디지털 가전제품과 모바일기기로 급격히 옮겨가면서 서서히 천수답 업종에서 벗어나고 있다.
▽메모리, 수요처가 달라진다=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주력제품인 메모리 반도체는 과거 PC의 성능향상 속도에 따라 생산량과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였다. 1997년 삼성전자 메모리 매출액의 67%가 PC용 D램일 정도였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 정보기술(IT) 열풍과 함께 디지털카메라와 TV, DVD플레이어, MP3플레이어 등 디지털 가전제품과 휴대전화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모바일기기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디지털 및 모바일기기의 진화속도가 빨라지면서 점차 데이터 저장용량이 큰 반도체가 필요해졌고 이는 반도체 산업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비(非)PC 분야의 반도체 매출비중이 56%로 늘어나고 2007년에는 6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의 주력군은 모바일=전자업계에서는 TV와 휴대전화 PDA 속으로 컴퓨터가 들어가는 ‘컴퓨터의 모바일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누가 더 좁은 공간에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반도체를 만드는지에 따라 승부가 결정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디지털 및 모바일기기의 핵심부품인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박차를 가해 세계 최초로 8Gb 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 낸드 플래시는 시장규모가 매년 80% 이상 증가하는 첨단 제품이다.
하이닉스반도체도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올해 2월부터 플래시 메모리 생산에 착수했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은 “전자제품이 이제 고유의 영역을 벗어나 빠른 속도로 융합되고 있어 고(高)집적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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