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三星의 기술 승리와 대통령의 기업觀

  • 입력 2004년 9월 21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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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 기술의 세계 선두임을 확인하는 제품들을 개발했다는 낭보(朗報)와 노무현 대통령이 “역시 외국에 나와 보니 기업이 바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는 뉴스가 겹쳐진다.

세계 최초로 삼성이 개발한 60nm(나노미터) 8Gb(기가비트) 낸드형 플래시메모리 제품과 ‘마(魔)의 기술 벽’을 뚫은 80nm급 2Gb DDR2 D램 제품은 차세대 반도체시장 선점의 결정적 무기다. 이동통신 휴대전화 컴퓨터 MP3 등 여러 분야의 혁신과 진화도 촉진될 것이다. 결국 기업의 성공뿐 아니라 투자 일자리 수출의 증대, 국부(國富)의 증진으로 국민이 먹고살 것을 더 많이 만들어 낼 것이다. 그래서 삼성전자 경영리더들과 기술두뇌들의 노고는 참으로 값지다.

이처럼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 무한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도전을 거듭하고 성취를 쌓아 가는 것은 국가 최대 과제인 ‘경제 민생 살리기’와 직결된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노 대통령도 동행한 경제계 인사들 앞에서 “여러 과제가 있지만 먹고사는 게 첫째이고, 경제는 결국 기업이 한다”고 말했다.

‘먹고사는 게 첫째’라는 국정관(國政觀)이 확실하고 ‘기업이 바로 나라’라고 규정할 정도로 기업을 중시한다면, 대통령은 이런 인식을 반드시 행동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구호가 아닌 정치와 정책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 투자하고 싶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이 외국에서 돌아와 다시 정쟁(政爭)과 국론분열의 진앙(震央)이 된다면 이는 ‘기업하기 나쁜 나라’를 조장하는 것이며 ‘모스크바 발언’은 또 하나의 ‘립 서비스’일 뿐이다.

한 정권이 수많은 국가 어젠다를 동시에 성공적으로 추진할 만큼 무한한 자원과 능력을 갖추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민적 관심과 저력을 분산시키고도 먹고사는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면 허언(虛言)이요, 강변이다.

노 대통령은 “러시아가 바라는 것은 한국기업의 투자”라고 했지만 더 급한 것은 국내 투자다. 요즘 같은 시국상황을 방치하거나 더 악화시킨다면 우리 기업이건, 외국자본이건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겠는가. 특히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다지고 안보 불안을 걷어 내는 일이야말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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