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기업 하반기 4730명 채용…삼성전자 2000명 선발 계획

  • 입력 2004년 8월 26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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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만 잘 따르는 수재(秀才)는 필요 없다.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가진 젊은이가 우리가 찾는 인재다.’(삼성전자 인재개발연구소 안승준 상무)

대기업들의 하반기 공개채용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취업의 첫 번째 관문인 서류전형이 9월 초에 잇따라 시작되는 것.

하반기 공채에서 주요 대기업들은 하나같이 창의성과 도전정신, 변화대응 능력 등을 인재의 핵심적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사람을 가려내기 위해 전형과정에서 면접과 프레젠테이션 등이 대폭 강화됐다.

▽10대기업, 지난해보다 많이 뽑는다=본보 경제부가 지난해 매출액 기준 상위 10개 기업(증권거래소 집계 기준)의 올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채용예정인원은 473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4083명)보다 16% 늘어난 것으로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수출 비중이 큰 상위기업의 영업실적이 좋은 데다 대기업들이 정부의 ‘신입사원 채용확대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터넷 취업전문업체인 인크루트의 이광석 사장은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유통분야 등의 선발규모가 크게 줄어든 만큼 올해 하반기 취업 희망자들은 수출 비중이 크고 상반기 실적이 좋은 대기업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자동차 등이 수출호조로 신입사원 선발인원을 대폭 늘렸다. 또 청년실업난 해소에 노력하겠다고 올해 초 발표했던 다른 대기업들도 ‘의식적으로’ 대졸 신입사원을 더 많이 뽑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1400명을 뽑았으나 올해는 200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LG전자도 채용규모를 지난해 1000명에서 1500명으로 50%나 늘렸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하반기에만 800명 이상을 뽑기로 했다. 이 밖에 KT와 삼성물산 등도 지난해에 비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 신입사원 400여명을 뽑은 포스코는 하반기에는 신규채용 계획이 없다. 국민은행은 아직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지만 경영여건이 지난해에 비해 호전돼 하반기 대졸 공채를 준비 중이다.

▽대기업들 진취적 인재 선호=올해 하반기 채용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지원자에게 도전정신, 돌파력, 진취성 등을 요구한다는 점. 국내외 기업경영 환경이 날로 어려워진다는 것을 반영한 것. 이에 따라 면접과정이 훨씬 까다로워졌다.

삼성전자가 원하는 인재는 ‘디지털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빠른 두뇌와 독창성의 소유자’. 이런 인재를 찾기 위해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면접방식을 기존의 인성→기술평가의 2단계에서 인성→개인능력→조직적응력 평가 등 3단계로 바꿨다. 면접시간도 60분에서 160분으로 늘렸고 면접형태도 3인1조 집단면접에서 개인별 면접으로 전환했다.

국민은행 LG전자 등은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집단토론과 프레젠테이션 등의 면접절차를 거쳐야 한다. 임원진이 지원자에게 1 대 1 형식으로 묻고 답하기보다는 지원자의 창의성과 독창성, 문제해결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게 면접절차를 다양하게 구성했다.

SK텔레콤도 ‘젊은이다운 패기’를 중시하고 있어 면접과정 등에서 이런 점을 집중적으로 평가할 전망이다.

LG전자의 한 인사 담당자는 “지원자들에게 근무 희망부서를 물어보면 상당수는 해외근무나 재경 금융을 선호한다”면서 “그러나 기업은 지원자의 잠재력과 진취성을 보고 뽑기 때문에 거꾸로 남들이 지원하지 않는 곳에 지원하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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