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할인점 ‘카드 대란’ 우려…삼성카드도 “수수료 인상”

  • 입력 2004년 8월 23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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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와 할인점 사이 수수료 분쟁이 확대되고 있다. 비씨카드 국민카드가 이마트 등 할인점에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면서 시작된 분쟁에 삼성카드 LG카드도 가세한 것.

9월부터 수수료를 인상하겠다는 카드사들의 요구에 유통업체들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추석(9월 28일)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할인점에서 카드 사용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23일 유통업계와 카드업계에 따르면 LG카드는 지난 주말 신세계 이마트와 삼성홈플러스에, 삼성카드는 롯데마트 까르푸 월마트에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다. 애초 이마트에 수수료 인상을 요구해 분쟁의 포문을 열었던 비씨카드는 까르푸 월마트 등으로 대상을 넓히고 있다. 국민카드는 이미 모든 할인점에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다.

카드업계가 요구하는 가맹점 수수료는 종전 1.5%에서 업체별로 2.0∼2.5%선이다.

카드업계는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가맹점 수수료 원가인 4.7%(대손 비용 포함)보다 턱없이 낮은 할인점 수수료에 대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 반면 할인점업계는 카드사들이 자초한 신용불량자로 인한 대손 비용을 수수료 원가에 넣을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8월 말까지 할인점들과 협상을 하겠지만 타협하지 못해도 수수료 인상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삼성 LG카드는 일단은 협상이 우선이라는 입장이지만 할인점과 입장 차이가 워낙 커 비씨카드와 보조를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구학서 신세계 사장은 “카드사 경영부실로 인한 손실을 할인점에 떠넘기려고 한다”며 “카드사들이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강행하면 가맹점들은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할인점들은 추석을 앞두고 9월 초부터 매장에 선물세트 등을 배치하고 판촉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불편이 잇따를 전망이다.

소비자문제를연구하는시민의모임 김자혜 사무총장은 “카드회사가 그동안 방만한 경영의 결과를 손쉽게 카드 수수료율을 인상함으로써 메우려고 해선 안 된다”며 “적절한 원가설계를 바탕으로 할인점 업계와 협상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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