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004]커피 마시고 중고차 거래까지 '주유소의 변신'

  • 입력 2004년 8월 3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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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방배동 SK반포주유소. 이곳에는 편의점, 커피전문점, 자동차 경정비센터, 사진인화점, 세차장, 중고차 거래센터가 들어서 있다. -사진제공 SK네트웍스
서울 서초구 방배동 SK반포주유소. 이곳에는 편의점, 커피전문점, 자동차 경정비센터, 사진인화점, 세차장, 중고차 거래센터가 들어서 있다. -사진제공 SK네트웍스
불볕더위가 계속되던 지난달 30일 오전 11시반 서울 서초구 방배동 SK반포주유소에서 일하는 허규군(19)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다. 대학 1년생인 허군은 주유소 내 커피전문점 ‘클립’에서 커피를 뽑고 샌드위치를 만든다. 테이블을 치우고 설거지에 계산까지 1인 4∼5역.

이곳은 SK네트웍스가 ‘주유소 복합화’를 실험하는 시범 주유소이다.

▽커피 전문점에서 중고차 거래까지=이곳에는 주유기와 커피전문점 이외에도 편의점 OK마트, 자동차 경정비센터 스피드메이트, 사진인화점 스코피, 세차장 버블샤워, 교통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관련 단말기를 판매하는 엔트랙, 중고차 거래센터 엔카가 입점해 있다.

OK마트는 운전자 시야에 바로 들어오게끔 위치해 있다. 음료수 이외에도 ‘고솔 고솔 별미’ 쌀과 라면이 인기품목이다.

스피드메이트에 정비를 맡긴 운전자는 클립에서 커피를 마시고, 스코피는 인터넷으로 밀려든 사진 인화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24시간 가동된다. 엔카를 통해 거래되는 중고차는 스피드메이트 정비원이 차량을 미리 점검한다. 엔트랙에서 단말기를 구입해 스피드메이트에서 장착한다.

주유소 옆에는 SK가 수입하는 크라이슬러 자동차의 전시장이 들어서 있다.

직원 40명 중 주유 담당은 9명에 불과하다.

주유소장 정진훈씨(30)는 “3년 전 문을 열었을 때에는 홍보에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면서 “요즘 손님들은 2, 3가지 이상의 서비스를 익숙하게 이용한다”고 말했다.

▽‘바깥에서 안을 본다’=SK네트웍스 정만원 사장은 “우리는 그간 안(주유소)에서 바깥(고객)을 보았다”면서 “이제는 바깥에서 안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유소가 팔고 싶은 것을 파는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해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의 지갑을 열게 만든다는 의미”라고 홍보팀 장세찬 과장은 설명했다.

반포주유소에서 테스트를 거친 새로운 사업은 700개에 달하는 SK네트웍스 직영 주유소를 비롯해 전국 3700개에 달하는 SK주유소로 확산될 예정.

SK네트웍스 에너지판매부문장 김명곤 전무는 “복합화의 종착점은 주유소를 지역 허브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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