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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7월 12일 14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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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국내 200개 섬유업체를 대상으로 3·4분기 경영 전망을 조사해 12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4분기와 비슷하거나 더 어려울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89.4%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2·4분기와 비슷하다'는 대답이 47%, '어렵다'와 '매우 어렵다'는 각각 39.4%, 3%로 나타났다.
'양호하다'(9.1%)나 '매우 양호하다'(1.5%)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3·4분기 생산 전망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이 "이전 분기보다 생산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2·4분기 대비 10% 이상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도 32.3%나 됐다.
경영이 어려운 이유로는 '내수 및 수출 부진'(81.1%)을 가장 많이 꼽았고 고유가로 인한 '제조원가 상승'(9.4%) '자금조달 부진'(3.8%)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하반기 생산설비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투자 계획이 없다'(69.2%)는 답변이 '있다'(23.1%)보다 훨씬 많았다.
현재 국내 화섬업계의 40% 이상은 워크아웃이나 화의,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을 정도로 영업환경이 열악한 상태. 중국에서 생산되는 값 싼 원사에 밀리는 등 구조적으로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는 상황이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연우 애널리스트는 이번 설문결과에 대해 "소수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세업체들이 새로운 고부가 사업을 찾는 등 제때 변신하는 데 실패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코오롱과 제일모직 등 일부 대기업은 LCD필름 같은 정보기술(IT) 쪽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또 효성을 포함한 이들 기업은 의류용 제품(폴리에스테르, 나일론)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 품목인 산업용 섬유(스판덱스, 타이어코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러나 저수익 사업 정리 등을 통한 구조조정은 난항을 겪고 있는 상태. 코오롱 노조는 구미공장의 폴리에스테르 원사 생산설비 폐기 방침에 반대해 20일째 파업을 진행 중이다. 코오롱의 노후 섬유생산 설비는 작년 경상이익률이 마이너스(-) 40%였고 올해는 -60%로 예상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돼 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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