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투자 ? 부채나 줄이지”대기업 영업이익 이자비용 7배

  • 입력 2004년 7월 7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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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G 등 국내 14개 대기업 집단의 이자보상배율이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대기업집단의 경우 이자 수익이 이자 비용을 크게 앞지르는 등 대기업들이 신규 투자보다 재무 건전성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 LG 롯데 한진 현대 동부 등 14개 대기업 집단의 2003회계연도 결합재무제표상 순이자비용(이자비용에서 이자수익을 뺀 것)은 2조6596억원으로 나타났다.

14개 대기업집단의 전체 영업이익(18조6830억원)을 순이자비용으로 나눈 순이자보상배율은 7.0배로 분석됐다. 기업들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의 7배에 이르는 셈이다.

2003년 회계연도에 결합재무제표 작성 대상에 새로 포함된 동양 두산 대성 등을 제외한 11개 대기업집단의 순이자보상배율은 7.7배로 나타나 전년의 6.2배보다 높아졌다.

삼성의 경우 지난해 순이자비용이 2002년(4668억원)의 절반 수준인 2464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순이자보상배율도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인 41배로 급등했다.

LG의 순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5.4배로 집계돼 전년(4.3배)보다 높아졌다. LG의 순이자비용이 2002년 1조1027억원에서 2003년 9549억원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일부 대기업집단은 이자비용이 이자 수익을 크게 밑돌았다. 기업들이 투자를 하기보다 현금 등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했다는 얘기다.

부영은 지난해 135억9000만원의 이자수익을 올렸지만 10억4000만원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 지난해 59억원의 이자수익을 올린 태광산업의 이자비용은 20억4000만원에 불과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종년(金宗年) 수석연구원은 “영업이익이 늘어난 가운데 저금리와 부채 상환 등으로 이자비용이 줄어 이자보상배율이 높아졌다”며 “대기업들이 불투명한 투자 전망 때문에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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