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중동의 홍콩’ 꿈꾼다

  • 입력 2004년 7월 5일 17시 32분


아랍에미리트의 도시국가 두바이가 중동에서 홍콩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비즈니스 허브로 자리 잡을지 주목받고 있다. 두바이의 고층빌딩 앞을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아랍에미리트의 도시국가 두바이가 중동에서 홍콩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비즈니스 허브로 자리 잡을지 주목받고 있다. 두바이의 고층빌딩 앞을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호텔 272개, 쇼핑몰 30개, 한 해 외국인 방문객 500만명….’

홍콩이나 싱가포르가 아니다. 아랍에미리트에 있는 도시국가 두바이의 현 주소다.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아라비아만의 밀수중심지’로 알려졌던 두바이가 잇따른 개방정책을 통해 ‘아랍의 진주’로 떠오르고 있다.

▽중동의 허브=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최근 호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 정세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에미리트항공사의 순익은 전년도에 비해 73%나 급증했다. 이라크에서 테러사태가 끊이지 않았지만 승객이 오히려 23%나 늘었기 때문이다.

다른 중동국가들은 그동안 폐쇄적인 정책을 써온 반면 두바이는 오래 전부터 외국 항공사들에도 영공을 개방하는 정책을 썼다. 이에 따라 두바이에는 현재 100개 항공사가 취항하고 있다.

또 두바이는 면세 쇼핑몰을 대거 건설했고 골프대회와 두바이월드컵승마대회를 개최하는 등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에 전력을 다했다.

두바이의 최종 목표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비즈니스 허브도시. 이에 따라 최근 사무실용 건물을 짓기 위한 부동산 개발 붐이 일고 있다. 두바이는 여전히 석유를 생산하지만 석유가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에 불과하다.

▽두바이, 성공할까=긍정론과 부정론이 엇갈린다. 긍정론자들은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거론한다. 두바이의 경우 전체 인구 150만명 중 외국인 비율이 80%에 이를 정도로 개방적이며 중동에서는 금지된 술도 허용하는 등 실용주의적인 정책을 취하고 있다. 외국인들도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은 두바이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금융산업 허브 구상이 부동산 거래를 둘러싼 잡음 때문에 난관에 부닥쳤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금융허브를 추진 중인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회장과 가까운 회사들이 금융센터 건립과 관련해 특혜를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사업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또 바로 붙어있는 바레인이 최근 금융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하는 등 금융허브를 노리고 있는 것도 변수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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