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대 승용차 시장 ‘경쟁 후끈’

  • 입력 2004년 6월 28일 18시 54분



《외제 자동차가 3000만원대 국내시장에 진입하면서 그동안 국산차가 지켜온 이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외제차와 국산차의 소비층은 지난해까지 대부분 달라 경쟁 상대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3000만원대 자동차 시장에서 고객 확보 경쟁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고를 수 있는 차량의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졌다. 국산 자동차회사들은 “품질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자신하고 있지만 수입차의 시장 침투에 긴장하고 있다.》

▽경쟁에 나선 외제차=3000만원대 국내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의 불을 지핀 것은 혼다코리아가 5월 내놓은 어코드.

국내에서 판매되는 세단형 모델은 3.0 V6 VTEC와 2.4 I-VTEC 두 종류로 가격은 각각 3890만원과 3390만원.

고급 세단형에 들어가는 선택 사양에다 연비가 3000만원대 국산 세단형 자동차보다 높아 국내시장에서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국내에 나온 지 한 달 반 만에 387대가 계약됐다.

포드가 들여온 토러스(3900만원)는 미국시장에서 도요타의 캠리, 어코드와 경쟁하고 있는 모델이다.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100대가량이 국내에서 팔렸다.

토러스보다 가격이 낮은 뉴 몬데오의 경우 2.0 디럭스 모델이 2890만원, 2.5 모델은 3780만원이다. 뉴 몬데오는 최근까지 유럽에서 분기당 8만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린 모델이어서 국내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푸조는 2인승 컨버터블인 ‘206CC’를 3030만∼3380만원에 내놓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 모델은 한 달에 30대 정도 팔리고 있다.

이 모델과 유사한 컨버터블인 ‘307CC’도 최근 국내에 들어와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밖에 폴크스바겐의 뉴비틀은 딱정벌레 모양의 앙증맞은 디자인으로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은 모델이다. 뉴비틀 2.0 디럭스는 3280만원, 컨버터블인 카브리올레 2.0은 3790만원이다.

▽국산차의 대응=국산 자동차회사는 제품 고급화와 애프터서비스(AS) 차별화 등으로 수입차의 공세에 맞서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가격이 3996만∼8490만원인 에쿠스에 냉난방 통풍 시트, 후방 주차 모니터용 카메라, 오존을 산소로 바꾸는 대기정화 라디에이터 그릴 등을 장착했다.

또 그랜저XG(1869만∼3106만원)에는 인터넷 검색과 내비게이션 기능을 모두 갖춘 모젠을 적용해 탑승자가 목적지를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는 특히 미국 소비자조사기관인 JD파워가 올해 5월 발표한 차종별 품질만족도 조사 결과에서 그랜저XG가 어코드를 제친 것을 계기로 어코드에 대해 비교 시승을 제안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품질 이외에도 AS가 탄탄하기 때문에 수입차가 경쟁 상대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앞으로 EF쏘나타 후속으로 선보일 ‘NF’(프로젝트명) 등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는 최근 자동차 키를 직접 조작하지 않고도 시동을 걸거나 차 문의 잠금장치를 해제할 수 있는 스마트키를 오피러스(2770만∼4608만원)에 적용했다. 또 오피러스 웰빙스페셜(2770만원)에 항균과 열차단 기능이 강화된 시트를 장착했다.

쌍용자동차도 뉴체어맨(3175만∼6204만원)에 최첨단 편의 장치를 새로 장착했다. 수입차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생동감 넘치는 영화를 볼 수 있는 DVD플레이어 시스템, 5개 롤러가 상하로 움직이는 2열 좌석의 전동 마사지기,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는 보조테이블 등을 장착했다는 것이 쌍용차측의 설명이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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