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실채권비율 늘고 대손충당금 적립은 줄어

  • 입력 2004년 6월 2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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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부실채권(연체기간 3개월 이상의 여신) 비율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부담할 능력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위원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올해 3월 말 현재 84.2%로 작년 말의 84.3%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대손충당금은 은행들이 회수하지 못한 채권 가운데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 쌓아두는 돈이다.

국내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작년 말 현재 미국 상업은행의 145.8%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2000년 말 59.5%에 불과했던 국내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2001년 말 76.1%에 이어 2002년 말 89.6%까지 올라갔지만 가계대출 및 신용카드 부실로 작년 말에 84.3%로 떨어진 뒤 올해 들어서도 계속 줄고 있다.

반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2000년 말 8.0%에서 2001년 말 3.4%로 대폭 하락한 이후 2002년 말 2.3%까지 떨어졌지만 작년 말에 2.6%로 올라갔고 올해 3월 말에는 2.9%로 상승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작년에 기업과 가계대출에 대한 부실이 늘어난 데다 영업실적이 좋지 않아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제대로 쌓지 못했다”며 “올해는 영업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돼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할 수 있는 여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금융계 일각에서는 올해 중소기업 대출 부실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은행 영업을 낙관적으로만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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