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일자리 58만개 늘었다지만…비정규직-무급이 절반 넘어

  • 입력 2004년 5월 30일 18시 04분


내 일자리는 어디에…30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고속철도 광명역사에서 열린 ‘수도권 채용 박람회’에 2500명이 넘는 구직자들이 몰렸다.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박람회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100여 업체가 참가해 모두 1100여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변영욱기자
내 일자리는 어디에…
30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고속철도 광명역사에서 열린 ‘수도권 채용 박람회’에 2500명이 넘는 구직자들이 몰렸다.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박람회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100여 업체가 참가해 모두 1100여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변영욱기자
수출 호조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 등에 힘입어 올해 들어 58만개 가까이 일자리가 늘어났다.

이처럼 지표상으로는 고용 사정이 나아졌지만 내용상 ‘고용의 질’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돈을 받지 않고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 등에서 일하는 무급 가족 종사자와 일자리가 불안한 비정규직 근로자가 전체 일자리 증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통계청의 고용 지표에 따르면 4월 현재 월급을 받고 일하는 임금 근로자와 자영업자 등 비임금 근로자를 합한 전체 취업자는 2267만3000명으로 지난해 12월의 2209만6000명보다 57만7000명이 늘어났다. 4월 전체 취업자 수는 1년 전인 작년 4월(2215만6000명)에 비해서도 51만7000명 증가했다.

그러나 작년 말과 비교할 때 비임금 근로자 중 무급 가족 종사자가 12만7000명이나 늘었다. 또 임금 근로자 중 임시직과 일용직이 각각 15만6000명, 2만6000명씩 증가해 무급 가족 종사자와 합해 전체 일자리 증가의 53.6%를 차지했다.

2월 3.9%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이 4월에는 3.4%까지 떨어지면서 외형상 고용 사정이 개선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어두운 측면도 많다는 뜻이다.

또 비정규직과 무급 가족 종사자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어나면서 내수 회복에도 큰 보탬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정경제부의 한 당국자는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것은 정규직의 유연성이 부족한 데 따른 시장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체감 경기를 회복시키려면 고용의 질보다는 취업자 수를 늘리는 데 정책의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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