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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6일 17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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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소비자들의 이런 변화가 거대한 트렌드가 되면서 패스트푸드 산업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패스트푸드 산업의 쇠퇴는 콜라시장까지 위축시키고 있다.
▽패스트푸드의 몰락=패스트푸드의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였다. 롯데리아 마케팅팀 남익우 과장은 “패스트푸드산업은 외환위기에도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고 급성장을 거듭했고 2002년에 시장규모가 1조4000억원에 이르면서 절정에 달했다”며 “그러나 웰빙 열풍이 불면서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의 쇠퇴는 소비자들의 인식변화 때문.
장씨는 “다이어트를 의식해서 햄버거나 기름에 튀긴 닭고기, 콜라를 먹지 않는다”고 말한다. 주요 고객인 10, 20대 여성들의 다이어트 열풍은 패스트푸드 산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줬다.
웰빙 열풍이 불면서 가족단위로 와서 패스트푸드를 즐기던 풍속도 쇠퇴하고 있다. 덩달아서 2002년 6100억원이던 콜라시장도 작년에는 5100억원으로 급격하게 축소됐다.
아이스크림이나 피자산업의 성장세를 보면 패스트푸드의 몰락은 ‘건강추구’라는 말로는 다 설명이 되지 않는다. 젊은층이 패스트푸드점에 대해 갖는 이미지의 변화도 쇠퇴를 촉진시켰다.
김씨는 “패스트푸드점은 몇 년 전까지 학생들에게 첨단, 미국적인 것, 세련됨, 편리함이라는 이미지를 줬다”며 “요즘에는 진부함, 질이 낮다는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한국이 가장 큰 타격=패스트푸드업의 쇠퇴는 선진국에서는 공통된 현상. 그렇지만 한국처럼 급격하게 쇠퇴하는 곳은 없다.
버거킹의 김기택 마케팅팀장은 “미국 본사에서도 한국이 유독 빠른 속도로 패스트푸드의 매출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도 햄버거 매출은 정체 상태며 싱가포르나 대만은 매출이 소폭 늘어나고 있고 중국에서는 급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한국 소비자들이 미국에서 벌어지는 햄버거 유해논쟁을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데다 새로운 트렌드가 빠른 시간에 퍼지는 한국 특유의 문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한다.
▽변신의 방향을 찾아라=패스트푸드 업계는 호밀 빵, 샐러드 메뉴 강화, 저칼로리 햄버거 등을 내놓고 있지만 하락추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패스트푸드점을 찾는 고객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패스트푸드업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업계 내부에서 힘을 얻어가고 있다. 고급피자를 내놓아 ‘싸구려’ 이미지를 탈피하고 성장세를 이어가는 피자업체들의 전략을 참고해야 한다는 것.
김 팀장은 “미국 본사에서 ‘업(業)의 개념’을 기존의 ‘패스트푸드’에서 ‘건강과 가벼움(Health and Light)’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FC나 파파이스는 매장에 고급 자재를 사용하고 미국 뉴올리언스의 재즈풍 분위기로 바꾸는 등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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