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장 작년말 '중국쇼크' 예견했다

  • 입력 2004년 5월 20일 15시 04분


이정재(李晶載) 금융감독위원장이 지난해 말 '중국 쇼크' 가능성에 대해 정확하게 예견한 것으로 확인돼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그는 중소기업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 낙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지난해 12월4일 금융연구원 주최 금융경영인 조찬 강연을 통해 국내 경제를 진단하면서 '중국 쇼크'의 가능성을 예상하고 중국의 동력 약화에 대한 준비를 역설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강연에서 "본격적인 경기회복 지연 전망에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을 하나 더 보탠다면 중국과 관련된 것"이라며 "중국경제가 긍정적인 영향을 지속적으로 준다면 좋겠지만 거꾸로 이런 동력이 둔화될 때 가져올 수 있는 역효과에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투자 기여도가 70%를 웃도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 중국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과열에 대한 경계심리가 높아진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진단은 5개월 뒤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에 큰 충격을 안긴 '중국 쇼크'를 정확하게 짚은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그는 중소기업의 채무 상환능력에 대해서는 다소 낙관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이 위원장은 "기업의 수익성이 가시적으로 호전되고 있지는 않지만 유동성이나 자본여력이 대체로 양호하기 때문에 부채상환 능력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수익성과 현금흐름에 있어 기업간 차별화가 지속되는 점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어려운 기업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금융계에서는 "이 위원장의 중국 쇼크 예견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중소기업 부문에 대해서는 감독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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