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장세’ 몇차례 더 올듯…내달까지 800 들락날락

  • 입력 2004년 5월 13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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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가 현기증이 날 정도로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10일 하루 동안 48포인트가 폭락했다 뒤이어 이틀 연속 반등하며 27포인트가 오르더니 13일 하루 만에 다시 27포인트를 까먹었다.

이날의 주가 급락은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기름값 등 증시의 불안 여건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옵션 만기에 따른 프로그램(15개 안팎의 종목을 컴퓨터로 한꺼번에 매매하는 방식)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영향이 크다. 외국인들이 이틀 연속 순매수했지만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힘이 떨어진 것.

증시전문가들은 해외증시 불안 등 증시 주변여건이 조만간 개선될 가능성이 별로 없어 당분간 종합주가지수도 급등과 급락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몇 차례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때에는 투자를 유보하는 것도 좋지만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하락폭이 큰 우량주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주가, 왜 급등락하나=현재 주식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핵심 원인은 △미국의 금리 조기 인상설 △중국 경기 둔화 우려 △고공 행진 중인 기름값 등 3가지.

특히 유가의 경우 사상 최고치 기록을 연일 갈아 치우며 ‘3차 오일 쇼크’로 비화할 우려마저 낳으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여기에 옵션 만기일(13일)을 맞아 프로그램 매물이 무려 5900억원어치나 쏟아진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 선물시장에서 선물보다 현물(주식)가격이 비싸지는 ‘백워데이션’ 현상이 발생하면서 5900억원가량의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매도차익거래’가 일어나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랜드마크투자신탁운용 최홍 사장은 “외국인들은 세계적인 경기 불안 요인이 아직까지 국내 증시에 덜 반영됐다고 판단하고 선물을 대량 매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 같은 외국인들의 움직임이 국내 증시를 이탈하려는 의도에서 취해진 것은 아니며 장기투자자의 경우 여전히 한국증시를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락폭 큰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라=증시의 롤러코스트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금리 조기 인상 여부가 6월 이후에나 확실해지는 데다 중국 정부의 내수 과열 해소 방안도 조만간 가시화하기는 어려운 상황. 여기에 기름값의 고공행진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이처럼 증시 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가가 오락가락한다면 투자를 쉬는 것도 좋은 방법. 하지만 하락폭이 큰 우량주를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주가의 추가 하락 없이 6월 말까지 종합주가지수 800선을 들락날락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때에는 우량주를 저점 매수하는 공격적인 투자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충고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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