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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6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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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값이 많이 오른 분당의 전세금만으로 가장 가격이 안 오른 산본의 비슷한 평형대 아파트를 살 수 있을 정도로 격차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6일 부동산뱅크, 닥터아파트 등 부동산정보업체들에 따르면 5월 초 현재 분당의 평균 평당 매매가는 1206만원으로 산본(598만원)의 갑절이 넘었다.
분당 아파트의 평당 매매가는 강남 강북을 모두 합친 서울 전체의 평당 매매가(1162만원)에 비해서도 44만원 비싼 것이다.
특히 분당구 분당동의 전세금(538만원)은 산본 재궁동의 매매가(535만원)보다 높아 분당 아파트 전세금으로 산본에서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도시 아파트 가격 출발은 비슷=1994년 5월의 가격을 보면 10년 만에 신도시별로 격차가 얼마나 벌어졌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분당구 서현동의 시범우성아파트 32평형은 당시 1억4750만원에 거래됐다. 최근 가격은 4억9500만원으로 3.3배로 올랐다.
91년 9월로 5개 신도시 가운데 입주가 가장 빨리 이뤄진 분당 서현동의 시범 삼성·한신 아파트 32평형의 분양가는 3432만원이었다. 당시에는 채권 입찰제가 시행되기 전이었다. 청약경쟁이 치열해 경쟁률이 평균 수십 대 1이 넘었다. 이들 아파트의 최근 시세는 3억2000만원으로 당시의 10배 수준. 특히 서현동의 시범아파트가 처음 분양된 1991년 9월 당시 시범삼성 및 시범한신 32평형 아파트의 분양가는 3432만원이었다. 채권입찰제가 실시되던 시절이고 채권최고액이 평당 90만원이었다. 이를 감안해도 분양가는 6300만원 정도였다. 현재 시세는 3억2000만원으로 당시의 5배 수준.
일산의 강촌동아 32평형은 1994년 5월에는 1억4250만원으로 분당과 거의 비슷했다. 최근 가격은 2억6500만원으로 10년 새 거의 2배로 올랐다. 하지만 분당과 비교하면 절반 가격에 머물고 있다. 이 밖에 산본, 중동, 평촌의 아파트 시세도 크게 오르기는 했지만 분당과는 많은 격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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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격차가 더 벌어져=1년 전인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분당과 산본의 평당 매매가는 각각 928만원, 600만원으로 그 격차가 328만원이었다. 하지만 1년 사이에 분당은 30% 오른 반면 산본은 0.2% 떨어져 격차가 1년 전의 두 배 수준인 608만원으로 확대됐다.
다른 신도시의 지난 1년간 상승률도 △일산 14% △중동 15% △평촌 6.5% 등으로 분당에 비해서는 훨씬 낮았다.
부동산뱅크의 양해근 팀장은 “5개 신도시의 아파트 가격은 분양 초기부터 오랫동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2001년 말부터 갑자기 분당의 아파트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며 “강남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던 시기로 분당이 강남의 대체 주거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당시 분양가 규제로 시세 반영 제대로 안 돼=1990년대 초 당시 분양가 규제가 최근의 신도시별 아파트 가격 격차를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신도시에서 처음 아파트가 분양될 때도 지역별 시세에 차이가 있었지만 당시에는 정부에서 분양가를 제한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별 차이가 없었다는 것.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수석연구원은 “서울 강북과 강남의 집값 차이만큼 일산과 분당도 벌어졌다”며 “신도시의 아파트 가격은 서울 도심 특히 강남권 접근성이 좋은 순으로 시세가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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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기자 kkh@donga.com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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