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PB 모시기’… 억대행원 쏟아질듯

  • 입력 2004년 5월 3일 18시 23분


국내 은행들이 개인종합자산관리(PB·프라이빗 뱅킹) 영업 인력을 늘리면서 억대 연봉 은행원들이 속출할 전망이다. 이들은 능력과 실적에 따라 급여를 받기 때문.

또 금융권 사이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은행의 영업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외부 전문가 영입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능한 행원에게 더 많은 보상=하나은행은 3일 PB 사업본부를 발족시키고 고객 유치와 수수료 수입 증가 등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PB 영업직원에게 연봉의 최대 50%까지 성과급을 주도록 임금체계를 개편했다.

제일은행도 이날 서울 강남과 강북에 PB센터를 개설하면서 우수 직원에 대해 기본급의 절반까지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국내 은행에서도 증권 업계의 기업분석가(애널리스트)나 자산운용전문인력(펀드매니저)처럼 억대 연봉을 받는 프라이빗 뱅커가 나올 길이 열린 것.

국내 은행들도 연봉제를 일부 도입했으나 연공서열에 따라 일률적으로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성과급에도 개인보다 집단의 성과를 일부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한 뒤 PB 사업 강화에 나서고 은행의 PB 영입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자 국내 은행들도 성과급제를 늘리기로 한 것.

하나은행 김승유(金勝猷) 행장은 “PB 시장에서 씨티그룹을 이기려면 인센티브를 강화해 우수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이순우(李舜雨) 부행장도 “투자은행(IB)과 PB 분야 인력 유치와 성과 보상 시스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늘어나는 전문가 영입=은행들은 외부인력 영입 작업도 활발하게 진행해 왔다.

하나은행은 미국에서 부동산 관련 금융서비스의 실무를 익힌 박남규(朴南奎) 부동산사업팀 부장을 영입하는 등 2002년 이후 23명의 경력직원을 채용했다. 우리은행도 PB 자산운용 등 분야에서 12명을 채용했다.

이재연(李載演) 한국금융연구원 은행팀장은 “금융권 장벽이 사라지면서 당분간 증권 보험 투신 부동산 관련 전문직의 영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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