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팔아야할 부실기업 많은데…

  • 입력 2004년 5월 2일 18시 16분


중국 정부의 긴축 재정 발언에 따라 중국에 부실기업을 매각하거나 투자사업 등을 추진하던 채권단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각종 투자사업을 재점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국내 워크아웃기업의 매각 협상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워크아웃기업의 중국 현지 진출 문제도 반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 채권단은 쌍용차 매각 협상이 ‘차이나 쇼크’로 인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채권단은 중국 란싱그룹이나 상하이 자동차와 매각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투자 재점검 방침에 따라 매각 협상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쌍용차 인수 가격은 중국의 해외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인 6억∼7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중국 정부가 긴축정책을 시작할 경우 매각 협상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의 김재유(金在裕) 부행장은 “중국 정부는 자동차 분야에서 기술 개발력과 시장 경쟁력을 높여야 할 입장이어서 쌍용차 매각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 물밑 접촉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영석유회사인 시노켐(CINOCHEM)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인천정유를 포함해 중국과의 매각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부실기업 처리도 직간접적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하이닉스반도체와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중국 현지에 반도체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채권단 내 반대론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 지난달 15억달러 규모의 중국 공장 건설을 골자로 하는 하이닉스 경영정상화 방안을 만들어 채권단 서면결의를 추진했으나 다른 채권은행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외환은행은 총 투자자금 가운데 10억달러 이상을 현지에서 조달할 계획이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막대한 자금을 현지에서 조달해야 하는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반도체와 외환은행은 “중국 정부가 철강 등 전통적인 굴뚝산업은 정리하겠지만 반도체 등 하이테크 산업은 더 전략적으로 유치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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