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진로 새 주인 누가될까

  • 입력 2004년 5월 2일 15시 44분


법정관리 중인 진로의 회사정리계획안이 지난달 말 법원의 인가를 받음에 따라 누가 '진로의 주인'이 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계획안에 따르면 진로는 1년 안에 조기 인수합병(M&A)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매각 절차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진로의 주인은 누가 될까=우선 대한전선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회사는 진로의 정리 담보채권 중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법원의 정리계획안 인가가 선고되기 전부터 공개적으로 매수 의사를 밝혀 왔다.

롯데와 하이트맥주, 두산 등 주류업체도 진로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소주시장 점유율 54.6%, 영업이익 1676억원 등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린 진로를 인수하면 '종합 주류회사'로 거듭나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 롯데는 주류업체 가운데에도 현금 동원력이 앞선다는 평가다.

최대 일반채권자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투자회사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주류업계에서는 투자이익을 환수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는 외국계 투자회사가 진로를 인수해 경영할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식품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동원과 CJ도 진로 인수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어떻게 진행되나=주류업계에 따르면 진로가 채권자에게 갚아야 할 돈은 약 2조9000억원. 이 가운데 부채 원금은 1조8290억원, 나머지는 진로가 화의에 들어간 1998년 3월부터 법정관리 개시 결정이 내려진 작년 5월까지 발생한 이자다.

진로를 인수하려면 출자 전환과 현금 상환, 이자 면제 등을 고려했을 때 약 1조5000억~2조5000억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진로는 이달부터 7월까지 매각을 위한 주간사를 선정하고 실사(實事)를 통해 정확한 부채 규모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이어 8월 매각 시행공고와 인수의향서가 접수되면 누가 진로 인수전에 뛰어들지 윤곽이 들어난 전망이다.

인수의향서가 접수되면 △데이터룸 실사(간이실사·9월) △우선 협상자 선정 및 양해각서 체결(10월) △정밀 실사 및 본 계약(11월~내년 1월) △변경 정리계획안 인가(내년 2~4월) 순으로 진행된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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