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반갑다 연기금”…규제완화 투자확대 전망

  • 입력 2004년 3월 31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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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부터 190조원에 이르는 정부 연기금의 주식 투자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연기금의 주식 투자를 막고 있던 각종 규제를 풀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증시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장기적으로 연기금의 주식 투자가 증시를 활성화시키고 한국 증시의 외국인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정부기금이 규정을 어기지 않고 주식 투자를 해서 손실을 보는 경우 불이익을 주지 않는 내용으로 ‘연기금 운용지침’을 상반기 중 바꿀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또 정부 내 55개 기금 중 주식 투자를 금지하는 내부 규정을 둔 18개 기금에 대해서도 관련 규정을 바꿔 주식 투자를 허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올해 정부 연기금의 주식 투자 계획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3개 연금에서 4조700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000억원이 줄었다. ‘연기금의 투자 풀’의 주식과 채권 투자 금액도 지난해 5조원에서 2조원 줄어든 3조원에 그쳐 연기금의 투자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기금의 자산 운용성과를 1년 단기로 평가하던 것에서 3, 4년 단위로 바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금의 자산 운용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기금별 특성에 따라 목표 수익률, 위험 한도를 책정하고 투자 자산별 배분 비율 등을 마련하며 민간 회계법인의 회계감사를 의무화해 투자 안전성도 확보할 계획이다.

증시에서도 연기금 투자 확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당장 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 증시의 외국인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연기금의 주식 투자 확대는 수요 측면에서 볼 때 주식 시장의 호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정확한 규모나 시기 등을 예측하기 어려워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연기금의 주식 투자 확대는 시장의 안정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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