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이라크 재건사업 수주 …2억 2000만 달러

  • 입력 2004년 3월 22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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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이라크전쟁 이후 국내 최초로 이라크에서 대규모 재건 사업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미국 임시행정처(CPA) 산하의 이라크 재건공사 시행위원회(PMO)가 발주한 이라크 재건사업 가운데 2억2000만달러(약 2600억원)어치를 수주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공사 수주로 현대건설은 1990년 걸프전 이후 15년 만에 다시 이라크에서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회사측은 또 앞으로 이라크 재건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고 이라크 미수금 회수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5일 실시된 이라크 재건사업 입찰에 미국 건설사인 워싱턴그룹의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워싱턴그룹이 수주한 11억달러 규모의 공사 중 현대건설이 최소 2억2000만달러의 공사를 직접 시공하게 된 것.

현대건설은 앞으로 이라크 전 지역의 댐 및 관개시설 복구공사와 이라크 북부지역 송전·배전 복구공사를 맡을 예정이다.

이 회사는 또 워싱턴그룹 수주 금액의 20% 이상을 현대건설이 다시 수주한다는 협력합의서에 따라 앞으로 수주금액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측은 “조만간 이라크에서 수로, 건축 등 1억6000만달러 상당의 추가 공사 수주가 유력하다”며 “앞으로 5년간 184억달러 규모로 집행될 이라크 재건사업에 미국업체들과 공동으로 참여하고, 이와 별도로 50억달러 규모의 일본 자금에 의한 재건공사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와 함께 이라크 새 정부 지도자들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 11억400만달러 규모의 미수금 회수협상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중동 진출-미수금 회수 청신호”▼

“이번에 수주한 공사가 본격적인 이라크 미수금 회수작업과 중동시장 공략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지송(李之松·사진) 현대건설 사장은 22일 “조만간 1억6000만달러의 추가 수주가 유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재건공사에 참여함으로써 이라크 정부와 협의할 미수금 회수작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현대는 1991년 걸프전 이후 유엔의 경제 제재조치로 공사 대금 11억400만달러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는 또 “이번 수주가 다른 중동 국가들이 발주할 건설공사 수주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인근 중동 국가들의 대규모 에너지 관련 시설공사 등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중동 지역의 현지 사무소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이 사장은 그러나 중동지역의 발주 공사들이 규모가 큰 만큼 자칫 국내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가급적 이 같은 소모적인 경쟁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사장은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현재로선 회사 살리기에 주력할 것이며 KCC나 현대그룹 어느 쪽에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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