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대출금 2조 상환시한 놓고 만기연장 진통

  • 입력 2004년 3월 2일 18시 38분


산업은행과 국민 하나 신한 조흥 등 4개 시중은행이 LG카드에 빌려준 2조원 대출금의 상환시한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LG카드를 위탁경영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이 돈의 상환을 2005년 말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4개 시중은행은 약속대로 이달 말에 돌려받겠다는 입장이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이 돈을 3개월 더 빌려주겠다는 절충안을 내놓았으나 산업은행은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문제의 2조원은 산은 등 8개 채권 은행이 지난해 11월 LG카드가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긴급 대출해 준 돈이다.

LG카드가 매출채권 등 10조3000억원어치를 담보로 내놓고 올해 3월 말 되갚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올해 1월 LG카드의 대주주가 된 산업은행이 “LG카드를 정상화하려면 2조원 상환을 2005년으로 미루고 담보도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국민 등 4개 시중은행은 일단 약속대로 올해 3월 돈을 회수하고 문제가 생기면 다시 빌려 주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LG카드가 살아난다는 보장이 없는데 돌려주기로 약속한 돈을 못 주겠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융 당국과 산은이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자 시중은행들은 최근 자금 회수 기간을 3개월 미루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에 대해 산은은 2005년까지 2조원의 만기연장이 되지 않으면 LG카드 회생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

금융 감독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채권 은행들이 협상을 통해 결정할 일이지만 LG카드를 살리는 것이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라며 산업은행을 지원하고 나섰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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