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1조3322억 순익… 조흥-국민 적자

  • 입력 2004년 2월 13일 19시 08분


은행권 선두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대형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선전한 반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외환은행은 고전했다.

영업을 통해 번 돈은 전년보다 늘어났지만 부실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규모가 실적을 좌우했다. 대손충당금이란 떼일 위험이 있는 부실 대출에 대해 일정비율로 비축해야 하는 돈이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당기순이익은 우리은행이 1조332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5172억원) 신한은행(4760억원) 순이었다. 신한지주 자회사인 조흥은행은 9660억원, 국민은행은 6118억원의 적자를 냈다.

다섯 은행 모두 대손충당금과 법인세를 내기 전 이익은 늘었다. 이자수입과 함께 새로운 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수료도 이익을 키웠다.

하나은행은 이자수입과 수수료수입이 전년보다 각각 5373억원, 2416억원이 늘었다. 우리은행도 수수료로 5330억원을 벌었다. 국민은행은 로또복권을 팔아 920억원을 벌었고 주식에 1조원을 투자해 2000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올렸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1조4304억원의 적자를 낸 외환카드에 대한 지분법 평가손 등으로 2138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한정태(韓丁太)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민 신한 조흥은행 등은 자체 카드사업과 LG카드 등 기업 및 가계대출의 부실에 대한 충당금 부담이 지나치게 커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은행들의 실적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금융연구원 이병윤(李秉允) 연구위원은 “경기가 회복되면서 카드 등 가계 부문 부실이 줄고 기업 대출이 늘어나면서 은행 실적이 2002년 이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국은행 윤만하(尹萬夏) 분석총괄팀장은 “지난해처럼 가계 및 기업 대출 부실 등 외부적 조건이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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