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드라마 휩쓰는 외제차… 엠블럼 그대로 노출

  • 입력 2004년 2월 9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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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조인성이 타고 다니는 재규어 스포츠카 ‘XK8’. 엔트랩먼트, 오스틴 파워, 007 등 할리우드 영화에서 나온 모델이기도 하다. 사진제공 SBS
SBS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조인성이 타고 다니는 재규어 스포츠카 ‘XK8’. 엔트랩먼트, 오스틴 파워, 007 등 할리우드 영화에서 나온 모델이기도 하다. 사진제공 SBS
요즘 한 드라마에 나오는 외제 차량이 모두 같은 브랜드인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SBS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는 재규어 자동차(조인성 ‘XK8’, 박예진 ‘X-Type’, 김인태 ‘XJ’)가 대거 등장하고, MBC 주말극 ‘회전목마’에는 볼보(김남진 ‘XC90’, 유지인 ‘S60’, 김지우 ‘컨버터블 C70’)가 자주 나온다. KBS ‘진주목걸이’에는 다임러크라이슬러(김유미 ‘PT크루져’, 윤태영 ‘Jeep 체로키’), MBC ‘귀여운 여인’에서는 폭스바겐(정보석 ‘투아렉’, 이지훈 ‘뉴비틀 카브리올레’)이 흔하다.

그 이유는 수입차 업체들이 같은 브랜드의 자동차를 통째로 PPL(Product Placement·특정 상품을 드라마 소품으로 활용하는 것) 협찬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노출 빈도를 높여 호감을 사는 마케팅 전략의 하나인 것이다. 이들은 계약할 때 1회당 노출빈도나 엠블럼이나 로고를 비추는 정도를 협의하기도 한다.

드라마 속 외제차는 2002년 KBS ‘겨울연가’에서 배용준이 흰색 ‘포드 뉴익스플로러’를 타고 나와 호응을 얻은 이후 본격화됐다. ‘아우디’의 전우택 마케팅팀장은 “외제차에 대한 거부감이 큰 한국 시장에서 드라마 PPL은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SBS ‘천국의 계단’에서 권상우가 탔던 ‘마세라티 스파이더’는 1억8700만원에 이르는 등 드라마 속 외제차들은 대부분 1억원을 넘는다.

그러나 이들 외제차의 엠블럼이나 로고가 버젓이 나오는데도 방송위원회로부터 ‘간접 광고’라는 지적을 받지 않고 있어 심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위 관계자는 “자동차는 드라마에 불가피하게 등장하는 소품이어서 심의 대상에서 벗어난 적이 많다”며 “그러나 엠블럼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거나 특정 브랜드의 차량만 자주 나오는 행태에 대해서는 집중 심의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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